'바르샤가 알아본 재능' 백승호, 유망주 아닌 '국대'로 세계와 마주하다[월드컵 태극전사 소개 8]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설 26인 최종명단이 12일 발표됐다. 스포츠한국은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 26인이 된 이들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며 국민들에게 자랑스러운 축구 영웅들을 소개한다. 24일 열릴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전까지 모든 선수들을 소개할 예정이며 순서는 15일 발표된 공식 등번호 순이다.
여덟 번째 순서는 등번호 8번 미드필더 백승호(25·전북 현대)다.

▶당대 최고 축구팀의 부름을 받은 천재 소년
대동초등학교 시절부터 독보적인 축구 실력으로 '천재' 소리를 들었고 수원 삼성 U-15 매탄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백승호에게 엄청난 기회가 찾아온다. 스페인 현지에서 펼쳐진 한국-카탈루냐 U-14 대표팀 경기에 참여했는데 여기서 당시 세계를 제패하던 팀인 FC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코치가 백승호의 재능을 높이 산 것. 결국 이듬해 4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과 계약을 맺으며 스페인 생활의 문을 열었다.
어렸을 때부터 기본기가 좋고 많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춘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후베닐 A와 바르셀로나 B팀을 거치며 1군 스쿼드 합류를 호시탐탐 노렸다. 2015년에는 당시 바르셀로나 감독이던 루이스 엔리케의 눈에 들어 1군에 콜업돼 함께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정식으로 프로 계약을 맺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함께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있던 이승우, 장결희보다도 백승호의 바르셀로나 1군 진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의견 역시 많았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유망주였다.
하지만 연령별 대표팀 소집과 장시간 비행이 잦아지면서 몸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가 점차 힘들어진 백승호다. 결국 B팀에서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었고 약 7년을 몸담은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유럽 생활, 돌파구 찾아 한국으로
백승호는 이후 2017~2018시즌부터 같은 스페인 팀인 지로나 FC의 B팀이었던 CF 페랄라다에서 뛰면서 이따금씩 지로나 1군 경기를 뛰기도 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9~2020시즌부터는 독일 분데스리가 2부의 다름슈타트로 적을 옮겼다. 다름슈타트 입단 초기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전담 키커를 맡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으며 중원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인 2020~2021시즌 전반기 백승호의 팀 내 입지는 매우 좁아졌다. 리그에서 8경기 선발, 5경기 교체출전이었으며 벤치만 지킨 게 무려 10경기였다.
2021년 2월의 추운 겨울, 백승호로서는 결단을 내려야했다. 소속팀에서 좁아진 입지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국가대표팀 발탁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백승호는 2019년 6월 처음 벤투호에 승선해 그해에 A매치 3경기를 뛰었지만 2019년 10월 이후로는 전혀 부름을 받지 못했다.

또한 병역 문제 역시 해결해야할 부분이었다. 국제대회 성적으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부상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함께하지 못했던 데다가 당시 2020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불투명했던 상황. 차선책인 상무 축구단(2020년까지 상주 상무, 2021년부터 김천 상무) 지원을 위해선 만 27세 이하의 'K리그' 소속 선수여야 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백승호는 약 10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오게 된다.
▶'신의 한수'된 국내 복귀, 백승호를 '월드컵'으로 이끌다
백승호는 2021년 3월,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의 옷을 입으며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다름슈타트에서 경기를 많이 나서지 못한 탓에 초반 경기력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선보였던 축구 재능은 어디 가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의 믿음 속에 출전 기회를 늘린 백승호는 정교한 킥과 경기 조율 능력을 뽐내며 전북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했고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결국 전북의 리그 5연패에 기여하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백승호가 전북에서 부활하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를 다시 찾았다. 2021년 10월에 예정된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한 명단에 소집된 것. 비록 10월 A매치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이어진 11월 최종예선 때 다시 소집돼 이라크와의 A조 6차전에서 약 2년 만에 A매치 복귀전을 가진 백승호다. 그리고 이후로도 리그와 대표팀에서의 안정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꾸준히 대표팀에 소집된 백승호는 마침내 카타르 월드컵 최종 26인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첫 월드컵에 나서게 됐다.
대표팀의 중원은 황인범, 정우영, 이재성 3명의 주전 자리는 확정적인 가운데 백승호가 이들의 확실한 백업 역할로 자리할 것이 예상된다. 백승호는 실제로 벤투 감독이 6월 브라질전에서 황인범이 나오지 못하자 주전으로 기용했을 정도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결원이 생길 경우 출전 1순위다. 국내 복귀가 대표팀 내 입지 상승에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세계적인 유망주도 주변의 시선과 기대를 이기지 못하고 일찍 하락세를 맞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백승호는 그 시련을 견뎌내고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를 마주하게 됐다. 10여년 전 세계를 호령하던 축구팀의 시선을 사로잡은 천재 소년. 그 소년이 청년이 돼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한번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MF 백승호
프로데뷔 : 2016년
주요 개인 수상 : -
주요 우승 기록 : 2021 K리그, 2022 FA컵(전북 현대)
A매치 출전 : 14경기 2골
2022년 리그 출전 기록 : 전북 현대 30경기 2골 5도움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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