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황백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 ‘황백화’ 피해 확산…충남 서천지역 김 94% 피해

윤희일 기자 2022. 11. 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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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지역 김 양식장의 김이 누렇게 변해있다. 충청남도 제공

충남 서천군의 김 양식장에서 황백색으로 변하면서 김이 말라 죽는 이른바 ‘황백화’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서천군 김 양식장 중 94% 정도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는 10억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16일 김 황백화가 발생한 김 양식장은 서천군 서면·비인면·마서면 등 모두 24곳(313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서천지역 김 양식장의 94%에 달하는 규모다.

김이 영양물질 부족으로 황백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어

황백화는 김의 세포질 안에 있는 물주머니가 커져 황백색으로 변하면서 말라 죽어버리는 등의 증세를 말한다. 충남도는 가을철에 극심하게 진행된 가뭄으로 김 양식장 내 용존무기질소 등 영양물질이 부족해지면서 황백화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황백화는 김 등 해조류가 본래의 색깔을 잃고 노랗거나 하얗게 변하기 때문에 ‘해조류 영양실조’로도 불린다”면서 “황백화는 해수나 용존무기질소가 0.07㎎/ℓ 이하일 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김 황백화 피해액은 2011년 269억원, 2018년 298억원 등이다. 올해 서천지역에서 발생한 황백화의 피해액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지난 7일 충남 서천군 관계자와 어업인 등이 황백화로 누렇게 변해있는 김을 살펴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김의 상태를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영양물질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예비비 10억 원을 투입,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 자금으로 질소계 영양물질을 구매해 지원한다는 것이 충남도의 계획이다.

충남도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를 진행해 담수를 방류함으로써 영양염류를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충남도는 서천지역의 서부저수지와 금강하구둑 등에서 긴급 방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민규 충남도 수산자원과장은 “김 황백화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도 수산자원연구소와 함께 수질을 분석하고 김의 생육 상태를 정밀 관찰해 사전에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액젓의 폐기물을 이용해 김 황백화 치료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현장 적용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액젓의 폐기물에 들어 있는 다량의 용존무기질소를 이용해 이 치료제를 개발했다.

김 양식 어업인들, 근본 대책 촉구

앞서 서천지역 김 양식 어업인들은 지난 10일 서천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당국의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서천군 김 황백화 투쟁위원회는 “심각한 김 황백화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투쟁위 관계자는 “(어업인들이)빚을 얻어 투자하고 있는데 (황백화 등의 피해로 인해) 김을 생산하면 할수록 빚만 늘어간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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