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제 미사일, 폴란드에 떨어져 2명 사망… 나토·유럽연합 ‘발칵’
러시아 오발 가능성 제기됐지만,
바이든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아닌듯”


러시아제 미사일 2발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에 떨어져 주민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했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를 공격했다면 나토가 전쟁에 개입할 수밖에 없어 확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다만 예비조사 결과 우크라이나군 방공 요격 미사일이 잘못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단 방위 근거 조항인 나토 헌장 5조가 발동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는 이날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마을 프셰보두프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시 야시나 폴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제 미사일이 그리니치 표준시(GMT)로 오후 2시40분 폴란드에 떨어져 시민 2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재개한 가운데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날 하르키우, 르비우, 지토미르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약 100여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바 있다. 이에 러시아의 오발로 일부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폴란드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으며,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주폴란드 러시아 대사를 소환했다. 폴란드가 속해있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가 자국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폴란드 영토에서 러시아 미사일의 추락을 주장한 현지 언론의 모든 진술은 사태를 악화시키기 위한 고의적 도발”이라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근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없었다. (미사일의) 일부 잔해 사진은 러시아 무기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7개국(G7),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긴급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폴란드의 진상 조사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적절한 다음 조치를 위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긴밀히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폴란드 정부와 협조하에 사태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정오쯤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예비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발사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나토에 대한 공격적인 군사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도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회원국을 공격하면 나토 조약 5조의 집단안보 관련 조항을 발동해 나토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고 경고해왔다.
미국도 러시아가 문제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궤적을 봤을 때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여전히 방공 미사일 시스템 S-300 등 러시아제 무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책임이며, 이 전쟁은 계속해서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동부지역에서 나토군의 대응태세를 계속해서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전날 폴란드 접경 서부 거점도시인 르비우에도 13발의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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