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오픈도어' 밸류맵, 부동산 시스템거래 문 열다

김노향 기자 2022. 11. 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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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김범진 밸류맵 최고경영자(CEO) "사용자 비용·시간 절약이 플랫폼 서비스 본질"
김범진 밸류맵 설립자 /사진=장동규 기자
정보통신기술(IT)에 기반한 부동산 거래 '프롭테크 서비스'가 생활 곳곳에서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토지·건물과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정보의 장벽이 높다. 부동산 거래 분야에서 가장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토지·건물은 가격 산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시세 조사가 시스템화되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지·건물 매매거래의 플랫폼 서비스화를 성공시킨 '밸류맵'의 설립자 김범진(38)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이 부동산산업 성장의 이면에 정체된 정보 유통의 취약성 문제를 고민하던 중에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취득해 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하던 2015년에 밸류맵 전신인 밸류업시스템즈를 설립했다.

한 해 계약이 성사된 토지·건물 거래금액은 275조원(2021년 기준)에 달한다.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 대형 자본거래를 제외한 10억~100억원의 중소형 투자 참여자들은 비전문적인 가격 결정 시스템에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국내 주거형 부동산 70%를 차지하는 아파트는 유사 거래가 많아서 이상 거래를 감지하기가 쉽지만 토지·건물은 정보의 장벽이 여전히 높다"면서 "감정평가는 가격을 알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담보가치에 대해 보증을 한다. 시세 조사와는 다른 영역이므로 정보의 수요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범진 대표 약력>
▲1984년 경남 거제 ▲중앙대 사범대 졸업 ▲2012년 감정평가사 합격 ▲2015년 밸류업시스템즈 창업 ▲2018년 퍼스트감정평가법인 이사 ▲2018년 한국프롭테크포럼 정회원 ▲2019년 한국감정평가협회 4차산업 TF위원 ▲2019년 국가공간정보 개방 민간자문위원


김범진 밸류맵 설립자 /사진=장동규 기자


정보 취약성이 역전세난 등 사회문제 만들어


밸류맵 사용자 수는 연간 600만~800만명이다. 밸류맵은 현재 토지·건물 실거래가 650만건의 빅데이터를 보유했다. 민간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올 6월 밸류맵을 통해 계약이 성사된 물건의 총 거래액은 약 6243억원이다. 밸류맵에 따르면 사용자 가운데 3분의 2는 중소기업과 저축은행 등 부동산 거래·대출 업무와 관련된 법인이다. 나머지 3분의 1도 개인 명의지만 자산관리 등 관련 업무의 담당자로 추정된다.

직방·다방 등 부동산 거래 분야뿐 아니라 배달의민족·쿠팡·마켓컬리·청소연구소 등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서 플랫폼 서비스가 발달하며 소비자의 편의가 향상됐지만 거래금액이 절대적으로 큰 부동산의 경우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품질 높은 서비스 발달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부동산 정보 앱이 이렇게 많은데도 소비자가 결국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물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플랫폼의 한계입니다."

김 대표는 "여러 부동산 플랫폼이 수천억의 자본을 투자받고도 네이버 부동산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했다"면서 "이는 반도체 회사도 만들 수 있는 돈이고 다른 프롭테크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방·다방이 다세대주택 등 빌라의 실거래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시킨 성과를 인정하지만 정보 불균형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전세난과 같은 사회문제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정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부동산가격 하락 시에 세입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문제는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손실 등 사회적 비용 증가 문제도 낳고 있다.


부동산판 프로그램매매, 시행사업 뛰어든다


서비스 출시 초기 4~5명으로 시작한 밸류맵은 현재 직원 수가 40여명으로 성장해 사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1억3344만원으로 적자 상태지만 올해와 내년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내놓고 자본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토지·건물 매매거래 메커니즘 '아이 바잉'(ibuying)이다. 쉽게 말해 주식시장의 프로그램매매와 유사한 것으로, 매도인이 매물을 등록 후 통상 3일 이내에 플랫폼이 매수를 완료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부동산 거래 특성상 최종 의사결정에 있어서 AI의 역할 비중이 보다 약화된다. 즉 투자가치가 낮은 물건은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

김 대표는 "프롭테크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소위 '남의 물건'을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빗브랜드(PB)와 같이 자체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비즈니스모델이 된다"면서 "미국 부동산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매매거래가 이뤄지는 단독주택 수가 전체의 2%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의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는 매도인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해 AI 투자를 한다. 올 2분기 매출 41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1년 만에 254% 성장, 시장점유율 1위(1%)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해있다.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아이바잉 서비스가 발달했지만 국내에선 표준화·규격화된 아파트가 주거형 부동산의 많은 비중을 차지해 서비스 발전에 한계가 있었다. 다만 토지·거래의 경우 정형화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밸류맵은 올 5월 아이바잉 서비스를 위한 전문투자회사 '밸류맵IX'를 설립해 내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한 모델로 서울 서촌의 노후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공유오피스와 트렌드 카페로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곧 시행될 예정이다.


오너 등록 서비스, 허위매물 제한


"부동산 플랫폼이 자체 추정한 허위매물 비율은 90%입니다. 이는 전속중개가 아닌 공동중개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실제 주인 허락 없이 업로드된 매물이 많은데 진성 매물이 공개될 경우 경쟁업체에 중개를 빼앗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밸류맵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오너 등록 정보를 제공하는데 부동산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인 허위매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오너 등록의 장점은 매도 의사가 있는 물건일 경우 매수인의 오퍼를 받을 수 있고 보유재산 가치를 산정하는 진입 장벽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데이팅 앱에서 상대 프로필에 접근할 때 서비스요금이 과금되듯 실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에 사용료가 결제되면 매물 중심 플랫폼에서 오너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밸류맵은 북미 플랫폼의 수수료 체계를 벤치마킹해 거래금액의 0.2%를 사용료로 부과한다. 플랫폼에서 거래가 성사된 경우 공인중개사로부터 보수를 받고 일부를 매수인에게 '거래 축하금' 형식으로 제공한다. 정보 제공의 대가를 지불하는 개념이다. 이는 공인중개사 회원이 광고비를 내 운영되는 플랫폼과 다른 방식이다. 공인중개사는 '제가 중개했어요' 코너를 이용해 이력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

"토지·건물 투자는 계약에 이어 대출·세금과 리모델링 설계·시공 등 과정 전반의 컨설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는 에이전시가 부재해 밸류맵은 플랫폼을 이용한 웰메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보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동산 투자의 불공정성 문제를 개선하고 사용자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플랫폼 서비스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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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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