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대중 견제' 한미일 공조·시주석과 첫 대좌…한국판 인태 전략 발표도

나연준 기자 김일창 기자 2022. 11. 1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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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숨 가빴던 아세안·G20 동남아 순방 4박6일
한미일 경제안보협력체 신설…인태·연대구상으로 아세안 공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발리=뉴스1) 나연준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박6일 간의 숨 가쁜 캄보디아-인도네시아 순방을 15일(현지시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재확인했고, 경제와 안보에 걸친 대중 견제 기조도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취임 후 처음으로 발리에서 만나 한중관계 협력의 공통분모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와 경제협력 다변화에 대한 물꼬를 터는 데 주력했다. 인태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 등을 발표,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토대로 외교, 안보, 국방,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연속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3국 정상은 이날 진행된 모든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을 강도 높게 규탄하며 역내 안보 공조 강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을 다시 확인했고, 구체적인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양측이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일은 정상회담 후 3국 정상이 최초로 포괄적 공동성명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역내 안보환경이 더욱 엄중해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은 강력해질 뿐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날아 들어오는 미사일로 야기될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미일은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견제 기조를 분명히 했다. 3국은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의 군사화, 강압적 활동을 통한 것을 포함하여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핵무기 사용은 '반인류적 적대행위'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중국의 팽창주의를 비판할 때 쓰는 개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미일은 안보의 개념을 경제로 확대, '경제안보대화체' 신설에 합의했는데 여기에도 중국 견제의 의미가 담겨있다.

한미일은 또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보장 △'신뢰에 기반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 증진 △인공지능·양자정보과학기술·바이오기술 △첨단 통신 등 신흥 기술 활용 증진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일 3국이 경쟁력 있는 부분에서 협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산 전기차에 불이익을 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한 논의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며 예전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과거사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TV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방송되고 있다. 2022.11.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이 전방위 공조로 확대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성사 가능성이 낮아 보였지만 꾸준한 물밑 접촉 끝에 당일 오전에 확정됐다.

한국은 대중국 견제 기조를 드러내고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 유지는 꼭 필요하다. 중국도 한미일 공조 강화 국면에서 손 놓고만 있을 수 없던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시 주석은 "한국과 중국은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한중 관계를 유지, 공고하게 발전시키고 G20 등 다자간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말한 '진정한 다자주의'는 한미일 3각 공조,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편승하지 말라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외교 관례에 따르면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을 차례다.

시 주석의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과 2019년 2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방한을 미뤄왔다.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도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한 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 아세안 관련 여러 회의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평화, 번영의 3대 비전을 바탕으로 포용, 신뢰, 호혜의 3대 협력을 원칙으로 하는 한국판 인태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아세안 연대구상을 통해 관계 강화를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 공급망, 환경, 기후 변화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아세안 관련 협력 기금'을 2027년까지 올해 대비 2배(2400만달러→4800만달러) 증액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아세안+3를 통해 보건, 인적 교류, 인재 양성 등의 협력 강화도 제안했다.

핵심은 아세안을 순수한 경제 파트너에서 정치, 경제 등 복합적이고 포괄적인 관계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세계 3위 규모의 인구, 세계 6위의 경제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하는 아세안은 2021년 기준 우리와의 전체 교역액이 1765억달러에 달했다. 우리에게는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아세안이다.

한국은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와 세일즈·공급망·디지털 등 여러 부문에서 총 10개의 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과는 산업 에너지 전반, 싱가포르와는 디지털과 관련된 협약, 태국과는 한-태국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협상 추진, 브루나이와는 다자통상 협력 기반 하에 교역 증진 등으로 협력을 넓혀갈 방침이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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