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내년 재정 지출 구조조정…청년·노인·고용 관련 예산 ‘칼질’
배진교 의원 “민생 예산만 삭감”
정부가 지출구조조정(예산 감축)을 통해 청년·노인·고용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24조원 규모 지출구조조정 내역 가운데 16조원 상당의 조정 내역을 공개했다. 그간 기재부는 국회 요구에도 지출구조조정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예산안 심의 15일을 남긴 시점에 일부 내역을 공개한 것이다.
기재부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진교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주요 지출재구조화 사업’ 자료를 보면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19개 부처·외청의 사업 예산 15조8443억원을 감축했다.
공개된 지출구조조정 내역을 보면 청년 예산이 대폭 ‘칼질’당했다.
청년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내일채움공제 예산은 6724억원 줄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7659억원), 청년채용특별장려금(4559억원)도 깎였다. 청년과 직접적인 3건의 사업에서만 1조8942억원이 올해보다 삭감됐다. 고용유지지원금(4007억원)도 청년과 일부 관련이 있다고 본다면 청년 예산 삭감은 2조원이 넘는다.
육아, 보육과 관련된 초등돌봄교실 시설확충(210억원)·초등돌봄 과일간식 지원(72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노인 예산도 삭감 대상에 올랐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예산이 922억원 감축됐다. 앞서 정부는 공공형 일자리 규모를 축소하고 시장형(민간·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화폐 발행 지원(6053억원)은 전액 삭감돼 내년 지자체의 지역화폐 사업은 한도가 줄거나 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예산이 올해 본예산 대비 2조3331억원 줄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2조2436억)도 전액 삭감됐다. 코로나19 대응 관련 사업은 거리 두기 해제 등으로 대규모 감축이 예상된 바 있다.
기재부는 16조원 외 예산 삭감이 이뤄진 8조원의 사업 내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규모가 작은 사업이어서 상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다.
배 의원은 “오늘 공개된 16조원 사업 리스트만 보더라도 건전재정과 지출재구조화라는 명분으로 민생 예산이 삭감된 것이 확인된다”며 “부자, 대기업에 받아야 하는 세금은 감세하고 필요한 정부 지출은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 상당의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상세 내역에 대해서는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왔다. 이를 두고 복지·노동·교육 예산 삭감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한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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