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리 막지 못했을까”…이태원에 울린 추모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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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후문에 분향소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거기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며 수업을 들으러 가던 때의 황망함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태원에 올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어렵게 입을 뗀 중앙대 사회학과 재학생 윤설(21)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 "나였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그냥 보고 있어야 했던 순간을 마주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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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후문에 분향소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거기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며 수업을 들으러 가던 때의 황망함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태원에 올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어렵게 입을 뗀 중앙대 사회학과 재학생 윤설(21)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 “나였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그냥 보고 있어야 했던 순간을 마주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사 이후) 정부의 첫 말은 주최가 없는 행사의 매뉴얼을 운운하는 회피의 말이었다. 그것이 직무를 유기했다는 고백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이태원역 2번 출구 인근에 모인 시민 20여명은 조용히 윤씨의 발언을 들으며 추모의 촛불을 들었다.
15일 저녁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2번 출구 인근에선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릴레이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김용균재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2개 시민사회 단체가 주관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이들의 오픈마이크’ 집회엔 시민들과 시민사회 단체 소속 활동가 등 20여명이 모였다.이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참사 이후 국가는 책임이 없다고 회피해왔다. 최근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도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합동 분향소를 만드는 등 애도가 온전히 되지 못하게 한 탓”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엔 이란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씨마 온누리 페르시아어 예배 담당 목사도 참여해 이란인 희생자를 추모했다. 박씨마씨는 “(참사 이후) 매일매일 눈물로 지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갔을 때 이란인 희생자 부모들의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43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세월호 등 많은 참사를 봐왔지만, 항상 마음이 아팠던 것은 왜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을까, 막지 못했을까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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