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정책·밤에는 민원…본분 망각한 예결위원들
[앵커]
국회에서는 오늘(15일)까지 639조 원에 이르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진행됐습니다.
나라 살림을 꼼꼼히 따져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자는 취지인데, 일부 예결위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여아 가리지 않고 올해도 반복됐습니다.
신선민 기잡니다.
[리포트]
'재정 건전성' 문제로 운을 띄운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정운천/국민의힘 의원/지난 10일/예결특위 : "부총리님, 건전 재정에 대해서 설명이 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하기가 참 어렵다'며 갑자기 지역 예산을 챙겨달라 요청합니다.
[정운천/국민의힘 의원/지난 10일/예결특위 : "참 제가 말씀 드리기가 어렵네요. 하여튼 서해안 선셋 드라이브 조성 3억, 전주드론인프라 구축 6억..."]
이를 두고 지역 언론은 "예결위장에서 지역 현안만으로 질의를 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라며 '행동하는 양심'이라 평했습니다.
오전 때는 주로 정책 질의를, 언론 주목도가 떨어지는 저녁 때는 지역구 민원을 꺼내는 의원도 있습니다.
[윤영덕/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1일/예결특위 오전 : "금융위기가 정말 금융참사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야 된다."]
[윤영덕/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1일/예결특위 오후 : "거점 도서관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이 없다고 하는 지역 주민들의 아쉬움이 큽니다."]
댐 규제를 풀어달라, 경찰서를 지어달라, 민원성 질의는 다양합니다.
[박덕흠/국민의힘 의원/지난 11일/예결특위 : "(댐 규제가) 이렇게 중첩돼가지고 지역에 경제적 피해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1일/예결특위 : "왜 이 동작 경찰서 신축을 위한 기금은 기금운용계획안에 이번에 담기지 않았습니까?"]
질의했다는 것 자체가 홍보 효과로 비춰지다 보니, 국무위원들도 딱 잘라 거절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서범수/국민의힘 의원/지난 11일/예결특위 : "(지역민들이) 보답을 못 받고 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참 지방이 다 어렵습니다."]
국회 예결위원은 50명, 나라 살림 전반을 꼼꼼히 살펴야 하지만 '지역구 챙기기' 행태는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모레(17일)부터는 소위를 열어 사업별 감액·증액 심사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최정연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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