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넷플’로 향하는 신작 영화…왜?
승부 등 기대작들 줄줄이 넷플행
2차 부가판권 시장 부활도 영향

이병헌·유아인이 주연한 ‘승부’(감독 김형주)가 극장을 거치지 않고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바둑의 전설로 불리는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실화를 담은 영화는 지난해 4월 촬영을 마치고 극장 개봉을 준비하다 OTT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넷플릭스와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CJ ENM이 투자배급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도 극장 대신 넷플릭스를 택했다. CJ ENM은 “논의 단계”라며 말을 아꼈으나 최근 넷플릭스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동명의 일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임시완·천우희가 주연해 지난해 6월 크랭크업했다. 모든 개인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일상을 위협받는 회사원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일부 영화의 이 같은 넷플릭스 직행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최근 극장 상황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후인 5∼6월 ‘범죄도시2’, ‘탑건: 매버릭’ 등이 선전하면서 극장가가 다시 정상화하는 듯했지만, 여름 대작들의 부진과 영화 관람료 인상은 다시 침체를 몰고 왔다. 실제로 10월 극장 관객은 감염병 사태 이전인 2019년 1485만 명의 절반도 안 되는 619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불과하다. 9일 개봉한 기대작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도 첫 주 간신히 100만 명을 모았을 뿐이다.
관객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존 상영작의 2차 부가판권 시장을 통한 공개 시기도 더 짧아졌다. 올해 여름 최고 흥행작인 ‘한산: 용의 출현’과 ‘비상선언’의 경우 개봉 한 달 만인 9월 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됐다. 특히 두 작품은 IPTV·VOD 서비스를 생략하고 이례적으로 극장 상영과 동시에 OTT로 향했다. 한 영화관계자는 “감염병 사태로 지난 2년간 개봉하지 못한 영화가 쌓여있다”면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공개는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라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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