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김 “역도 선수 출신 이병찬, 세계적 가수되지 말란 법 없어”
14팀 후배 가수에게 열정적 응원과 조언
“엄청난 목소리의 김기태가 어떻게 무명이었나”
“너무 귀여워 모두 입양하고 싶어요.” “어떻게 이런 목소리로 무명 가수였을 수있죠?”
10년만에 깜짝 무대를 선보인 패티김은 후배 가수들에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오는 26일부터 매주 토요일 3주간 방송될 KBS2TV ‘불후의 명곡-아티스트 패티김’ 녹화를 위해 미국에서 잠깐 귀국한 패티김. 그는 7일 녹화 현장에서 14팀의 후배 가수들이 선택한 히트곡에 대한 숨은 사연을 아낌없이 풀어내는 한편, 다양한 편곡이나 퍼포먼스를 곁들여 재해석한 무대에 “굉장히 좋았다” “내가 부른 것 보다 낫다”는 등의 평을 건네며 후배를 격려했다.
이날 경연 무대는 2015년 ‘불후의 명곡-7인의 전설 특집’에서 아코디언 거장 심성락과 함께 패티김의 명곡 ‘초우’(1962)를 선보인 바 있는 가수 박기영을 비롯해 옥주현, 빅마마 박민현, 스테파니&왁씨, 황치열, 서제이, 억스, 김기태, 포레스텔라, 조명섭, DKZ, 이병찬, Xdinary Heroes, 첫사랑 등 신인 아이돌 그룹부터 중견가수 까지 패티김의 명곡을 그들 스타일로 선보였다.
‘대선배’ 패티김을 향해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무거운 마음 담아 열심히 준비했다”(김기태) “직접 편곡에 참여하느라 사흘 밤낮을 꼬박 새워가며 아이도 재워놓고 고민했다”(박기영)” “10년 만에 잠시 오셨는데 ‘선생님 없인 못살아’를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DKZ)”잠깐이라도 웃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래도 바꾸고 춤도 췄다”(황치열)는 등의 각오도 단단히 밝혔다.
패티김의 열정 역시 후배들 정성에 지지 않았다. 이미 공연을 본 적이 있는 빅마마, 박기영 등에 대한 추억은 기본. 후배들의 데뷔 경로나 경력 등을 꼼꼼히 살피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자신의 경험에 빗대며 응원 섞인 조언도 건넸다.
역도 선수 출신으로 부상 뒤 TV 오디션 예능 ‘내일은 국민가수’에 도전해 ‘성장의 아이콘’이라 불린 가수 이병찬을 향해 “10년간 역도 선수였다는데 어떻게 가수가 되었는가”라며 관심을 보였다. “신인가수 이병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병찬은 “패티김 선생님과 여러분과 이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진심을 다해서 불러보겠다”고 각오를 던졌다. 노래에 대한 열망과 욕심을 숨기지 않아 ‘욕망 병아리’라는 애칭을 얻은 이병찬은 한층 더 성숙해지고 무게감 있는 보컬로 무대를 가득채웠다. 지난 번 ‘국민가수’ 출신 박장현과 듀엣 무대 이후 단독 무대는 처음인 이병찬을 향해 패티김도 박수로 화답했다.
“스페인 출신 세계적인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도 축구 선수(레알 마드리드 유소년)으로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입원하다 노래로 새 꿈을 꿨다. 역도 접고 택한 노래라고 했다. (가수 이병찬은) 이제 스물 다섯이다.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처럼) 절대로 국제적인 가수가 되지 말란 법 없다.”
‘싱어게인2′ 우승으로 ‘괴물 보컬’이라 불리며 무명 가수에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 김기태에 대해선 “나를 놀래켰다. 무명 가수 시절을 보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목소리로 무명 가수였을 수 있나”하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패티김은 “실은 나도 무명 가수 시절이 있었다”면서 김기태는 물론 무명 시절을 보낸 이들을 함께 격려했다. 그는 “1958년 데뷔해서 ‘초우’를 발표한 뒤 조금 알려지는 듯 했지만, 미국 가서 노래하느라 실상 무명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많은 인기를 얻긴 했지만 한국서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티김이라는 가수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국악 오디션 ‘풍류대장’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억스에 대해 패티김은 “대단했다”면서 “나도 중3에서 고1까지 국악을 배웠고, 국악 콩쿠르에서 1등도 했다. 음악에 대한 기초 없이 노래를 했지만 국악으로 배운 창법과 호흡 같은 것 덕분에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었다. 국악 최고다”라고 말했다.
‘인간 축음기’라고 불리는 조명섭을 향해서도 궁금증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고른 ‘사랑이여 다시 한번’에 대해서였다. 패티김은 “다른 노래에 비해 대단한 히트곡도 아니었는데 나이도 어린데, 어떻게 이 노래를 알고 고르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앨범의 다른 노래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 동안 상대적으로 덜 불린 ‘숨은 명곡’이라는 설명이었다.
조명섭은 “옛 노래를 발굴해 재조명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선택 배경을 말했다. 패티김은 그의 설명에 “’사랑이여 다시 한번’은 내가 히트시키지 못한 아까운 예쁜 노래다. 조명섭씨가 히트시키면 좋겠다. 옛가요, 옛날 노래 부활시키려는 마음이 기특하고 예쁘다. 내 이전의 선배들의 명곡을 사라지지 않게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보자마자 사랑스럽다는 표현도 거침이 없었다. 전원 17세인 데뷔 4개월차 신인그룹 ‘첫사랑’을 향해 “너무 귀여워 모두 입양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내 첫 손자가 ‘첫사랑’과 같은 17세여서 내 손자처럼 귀엽다”면서 “아이가 태어나 몸 뒤집기를 반복하며 열심히 하다보면 일어서고, 그러면 걷고 달릴 수 있다”고 그들을 격려했다.
또 ‘차세대 K팝 스타’로 불리며 최근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쥔 DKZ에 대해선 ‘동쪽(Dong)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아이들(KIDS)라는 의미로 시작한 팀명에 대한 해석을 듣더니, “세계로 향한다는 의미가 정말 좋다”면서 “(오랜 녹화에 다소 배가 고팠는데) 이 노래 들으면서 정신이 번쩍 깼다. 에너지가 생겼다. 나도 그렇게 불러 보고 싶은데 자신이 없다(웃음)”이라며 “잘불렀다”고 칭찬했다.
“후배들과 팬들이 정말 보고 싶었다”면서 “다시한번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인 패티김은 이날 4곡을 선보이면서 “연습때는 더 잘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더니 “10년 동안 제 목소리가 잠이 들어가서 끄집어 내는데 며칠로는 안됐다”고 말했다. 이미 객석은 그녀의 파워풀한 성량과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에 ‘우와’하고 입을 벌리며 매료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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