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맥적산에서 한소식

2022. 11. 1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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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많은 적을 죽이고 황제라는 지위를 얻었던 자의 참회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권력이나 아름다움은 모두 한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부와 권력 그리고 아름다움이 영원히 남을 것으로 착각하고 삽니다.

우린 권력을 쥐고 잘못 흔들어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진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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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성

잘나간다고 으스대지 말 것

예쁘다고 요란 떨지 말 것

오해와 만나면 팔다리쯤 쉽게 부러지고

질투에 걸리면 눈알까지 뽑히는 일 숱하다

그 지옥은 맥적산 불보살도 못 피했는데

영험 없는 중생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러니, 무슨 일이든 끝장 보려 하지 말 것

절정의 때가 추락의 시작임을 잊지 말 것
기암절벽에 천여 불상을 새긴 맥적산(마이지산) 석굴은 순수한 신앙의 발로였는지,

왕조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많은 적을 죽이고 황제라는 지위를 얻었던 자의 참회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권력이나 아름다움은 모두 한순간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부와 권력 그리고 아름다움이 영원히 남을 것으로 착각하고 삽니다.

우린 권력을 쥐고 잘못 흔들어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진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부처와 보살을 통칭하는 ‘깨달은 자’인 불보살도 그 지옥을 피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우리 같은 중생들은 말할 수 없는 고통에 빠집니다.

아름다움도 권력도 부도 풀잎의 이슬입니다.

절정일 때가 추락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절정일 때 마음가짐 몸가짐을 잘 건사하면

천년이 지난 지금도 맥적산 불상 앞에서 많은 사람이 머리를 낮추듯이

1000년, 2000년이 지나도 그 이름은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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