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어떻게 우리 사회를 잠식하는가?

백유진 기자 2022. 11. 1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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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택시 플랫폼 '카카오T', 다음 한메일 등 사용이 제한됐고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디지털 폭식 사회'는 우리 삶을 파고드는 기술만능주의와 그 기술 효과가 미치는 독성·폭력을 비판한다.

제1장은 메타버스와 아바타,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등 우리 사회를 달궜던 몇 가지 기술문화 현상에 대해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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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폭식 사회 (이광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64쪽 / 1만7000원)
플랫폼 공룡 카카오의 그림자…별점·평점·주목 사회 민낯들
디지털 폭식 사회

최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택시 플랫폼 '카카오T', 다음 한메일 등 사용이 제한됐고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카카오나 네이버 등 각종 플랫폼 앱이 국민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했다.

플랫폼은 흩어져 있는 자원 공급자를 묶어 실수요자가 현명한 시장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플랫폼은 자원 중개에 대한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취하고, 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노동 시장을 만들어 유연 근무와 고용 창출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문제는 플랫폼이 권력이 되는 순간이다.

'디지털 폭식 사회'는 우리 삶을 파고드는 기술만능주의와 그 기술 효과가 미치는 독성·폭력을 비판한다. 빅테크의 첨단 기술은 아무런 해가 없는 디지털 신기술로만 주목받곤 했다. 하지만 현실 속 디지털 플랫폼은 별점이 영세업자의 생존을 좌우하고, 공유 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기사의 노동 방식을 길들이는 등 디지털 독성을 더 짙게 만든다. 또 플랫폼 알고리즘은 사회 편견을 확대 재생산하며 혐오와 적대의 정치문화를 배양하지만, 디지털의 폭주와 폭식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폭식 사회'는 디지털 신기술을 성찰 없이 폭식하는 사회의 과잉 경향을 특징적 사례로 분석한다. 제1장은 메타버스와 아바타,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등 우리 사회를 달궜던 몇 가지 기술문화 현상에 대해 비판한다. 제2장은 인공지능 자동화, 알고리즘의 무자비성, 노동 인권을 다룬다. 제3장은 '카카오 먹통' 사태와 '한국형 뉴딜', '스마트 시티' 등 중장기 기술 정책을 비판한다. 제4장은 코로나19로 드러난 자본주의의 민낯과 난민을, 제5장은 디지털 기술 폭식과 정치 공론장 위기의 일그러진 단면, 기술민주주의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우리 사회의 기술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술은 경제성장과 함께 편리성과 효율성을 선사해 왔지만, 어느 순간 만능처럼 군림하며 사회 문제를 불거지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기술 폭식과 편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구태의 프레임을 깨야 한다. 그리고 기술 폭식의 이면을 성찰하고 자본주의 기술의 위상을 따져보면서 디지털 기술이 시민들의 심신에 미치는 독성을 제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 폭식 사회'는 인간의 과신 속 기술 처방이나 발전주의적 세계관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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