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조선반도 정세, 안정 못찾고 극단으로”···호주 걸고 한·미·일 비난

박광연 기자 2022. 11. 1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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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가장 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장 오른쪽)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강윤중 기자

북한 외무성이 14일 호주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를 비난하며 “조선반도와 그 주변 정세는 단 하루도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도발에 대응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미·일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붙는 불에 키질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오스트랄리아(호주)가 조선반도 주변 수역에서 우리의 그 무슨 ‘비법해상활동’을 감시한다는 명목 밑에 해군함선 ‘아룬타’호를 남조선 괴뢰지역의 부산항에 파견하였다”며 “최근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광란적인 대규모 침략전쟁연습들로 하여 전쟁의 구름이 떠돌고있는 때에 부산항에 기여든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비난했다.

외무성은 “우리는 지난 9월 오스트랄리아가 남조선 괴뢰들과 공중 급유에서의 호상협조에 관한 합의를 이룩하고 사상 최대규모의 반공화국 침략전쟁연습인 ‘비질런트 스톰’에 공중급유기를 참가시킨데 이어 또다시 군함을 들이민데 대하여 낱낱이 주시하고 있다”며 “오스트랄리아 정객들은 이러한 행위가 붙는 불에 키질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로서 저들 자신에게 안보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만일 오스트랄리아가 이성을 잃은 미국이 조선반도에 미친듯이 몰아오고 있는 전쟁마차에 한사코 발을 올려놓는다면 1950년대 조선전쟁 때와는 비할바 없는 파멸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오스트랄리아는 조선반도에 조성된 정세와 상대가 누구인가를 잘 판별하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외무성은 그러면서 한·미 연합훈련(을지프리덤실드·UFS)과 미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주축의 한·미 연합해상훈련 및 한·미·일 대잠수함훈련,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 한국군 ‘태극연습’ 등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군사훈련을 일일이 나열했다.

외무성은 “11월10~19일에는 미국과 일본이 최대규모의 ‘킨 쏘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기로 한 것으로 하여 조선반도와 그 주변 정세는 단 하루도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도발 국면에서 거듭 드러내온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호주를 겨냥하는 형식을 빌려 최근 강화되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비난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정상은 전날(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하고 대북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의 공동성명 채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성명 명칭은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이다. 한국과 일본에 확장억제력을 담보하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요국인 호주까지 비난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도 해석된다. 호주는 일본·인도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고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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