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가리왕산이 주는 `깨달음의 소리`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손진익 지음 / 한용욱 그림 / 북산 펴냄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가리왕산은 수행하기 좋은 명산으로 유명하다. 산세는 거친 듯 보이지만 완만하고, 정상은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다. 겸허한 자세로 몸을 낮추고 있는 이 산은 마치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고승들은 가리왕산으로 들어와 몸과 마음을 닦았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가리왕산을 아끼게 되었고, 가리왕산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두게 됐다. 특히 신라의 대국통(大國統) 자장율사는 저자에겐 큰 울림이었다. 자장율사가 왜 강원도에 오게 되었는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걸었던 마지막 여정 등도 궁금히 여기면서 그 깨달음을 좇아 책을 집필하게 됐다.

책은 '가리왕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자장율사에게 가리왕산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자장율사와 얽힌 설화 등을 살펴본다. 감동과 큰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들이다. 이를 통해 자장율사가 전하는 마지막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 한다. 자장율사의 수행과 순례처, 정암사 적멸보궁, 가리왕산을 품고 있는 정선의 문화도 함께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자장율사는 석가모니와 가리왕의 설화를 들어 지금의 가리왕산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글 뿐만 아니라 책 곳곳의 수묵화도 멋지다. 은은하고 투명한 색감으로 가리왕산과 정선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우리의 옛 정서가 담긴 그림을 보고있노라면 잔잔한 평화가 느껴진다. 책은 저자의 상상이 더해져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가리왕산과 정선에 겹겹이 숨어 있던 이야기를 즐겨보길 독자들에게 권한다.

저자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정선에 정착하면서 가리왕산의 고요와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됐다고 한다. 부부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되면서 아내의 건강은 좋아졌고, 그도 평안을 얻게 되었다. 저자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싶어 가리왕산 자락에 '로미지안가든'을 설립했다. 무려 10년이나 걸려 만든 정원이다. 그 곳에서 숲 걷기와 생활명상 등으로 사람들의 마음 근육을 키워주고 있다. 정선에 국제적인 산림치유 재단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