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도 비워지더라".. 관계의 회복, 원형을 향해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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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축(X)을 따라 공간(Y) 혹은 화면이 흐르고, 그 접점마다 채우고 또 비워내는 작업을 되풀이했습니다.
작가노트를 통해 작가는 "자연이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산'은 이미 그곳에 존재했음을 이해할 때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며 "자연의 시간은 이미 시작됐고 자연의 시간 속 찰나의 순간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산'이라는 단어 속에서 '움직이지 아니하다'라는 의미를 알아챌 수 있다"고 자신의 작품, 작업 배경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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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스튜디오126'.. 회화·설치 8점
"신진 작가 공모, 기획 전시 기회 제공"
시간의 축(X)을 따라 공간(Y) 혹은 화면이 흐르고, 그 접점마다 채우고 또 비워내는 작업을 되풀이했습니다.
한 번 가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만날 수도 없지만 거듭되는 존재와 부재 속에서 새로운 의미들이 축적된 공간 혹은 여백이 형성되고 또 사라지며 남긴 흔적이 뚜렷합니다.
그 과정마다, 대상과 ‘관계’를 맺고 본질을 찾는 작업을 쉬지 않습니다.
어쩌면 예술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물음으로 돌아가 단순히 '본다'는 차원을 넘어 원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몸짓이거나, 최소 기교만으로 대상의 본질을 구현하려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전제로 한 확장된 재현 방식을 닮았습니다.
취사 선택한 자연이나 풍광에 대한 선입견이 깔려 행여 사물의 본질 혹은 원형을 왜곡시킬까, 비우고 바라보고, 다시 비우고 바라봤습니다.
■ "회화와 설치, 경계 오가는 작업"
지난 9일 시작한 조기섭 작가의 개인전 '채워진 텅 빈 공간'이 오는 30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관덕로의 '스튜디오126'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화를 매개로 '형상 너머의 형상'을 탐구해 온 작가의 회화와 설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만날 수 있는 전시로, 기획자인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는 "형상으로 가득한 화면을 다시 갈아내 비우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그 과정과 결과를 통해 더 넓고 광대한 세상을 마주하며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라 정의합니다.
더불어 "(작가는) 자연을 닮은 인공물, 자신의 심상으로 바라본 자연의 이미지를 화면에 제시하고 있지만 그 너머를 사유하게 하고 진리를 마주하도록 이끈다"며 "이번 개인전에서는 한국화를 기반으로 재료의 확장을 시도하고 회화와 설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세계관을 구체화한다"고 소개합니다.
■ "찰나의 순간, '존재'를 찾는 여정"
작가노트를 통해 작가는 "자연이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산'은 이미 그곳에 존재했음을 이해할 때 자연을 이해할 수 있다"며 "자연의 시간은 이미 시작됐고 자연의 시간 속 찰나의 순간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산'이라는 단어 속에서 '움직이지 아니하다'라는 의미를 알아챌 수 있다"고 자신의 작품, 작업 배경을 전했습니다.
2007년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한국화 전공)를 졸업한 작가는 '황금이 되고 싶은 말'(연 갤러리, 제주. 2011), 'Ping'(갤러리2, 서울. 2017), '은밀:은빛이 거듭된 풍경'(홍대 KT&G 상상마당, 서울. 2020) 등 다수 개인전과 '바람 부는 날, 그때 제주'(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 2017), '수집된 방:하나의 중심과 여러 개의 문'(스튜디오126, 제주. 2021) 단체전 등 다양한 전시를 개최, 참여했습니다.
대안공간인 '스튜디오126'은 2022년 첫 신진 작가 공모를 진행해 심의와 멘토링에 참여한 중진 진입기의 작가 4인(김강훈, 김이박, 안세현, 조기섭)에 기획 전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김강훈ㆍ김이박 작가에겐 단체전 형태로, 안세현ㆍ조기섭 작가에겐 각각 개인전과 평론가(우아름, 김노암) 매칭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작업 전반에 걸쳐 도록 제작 등을 후원했습니다.
전시기간,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관람이며 일요일은 휴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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