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 “모두가 붓다는 못 돼도 '붓다의 한 조각'은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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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붓다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각자가 돈이나 시간·마음을 원하는 대로 잠시 내서 세상의 좋은 일을 한다면 모두가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은 될 수 있어요."
법륜 스님과 정토회원들이 1993년 3월 7일 시작한 만일결사는 매일 아침에 한 시간씩 기도 수행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하루 1000원을 십시일반으로 보시하자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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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시간씩 기도·천원 보시
후원 95% 사회공헌 현장 전달
내년 3월부터 새로운 만일결사
"다음 생의 극락 위해서 아니라
지금 세상에 좋은일 하자는 것
돈·시간·마음 조금씩만 쓰면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수 있어"
“모두가 붓다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각자가 돈이나 시간·마음을 원하는 대로 잠시 내서 세상의 좋은 일을 한다면 모두가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은 될 수 있어요.”
정토회 지도법사이자 평화재단 이사장인 지광 법륜(69) 스님은 다음 달 4일 ‘만일결사’ 대장정 마무리를 앞두고 14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법륜 스님과 정토회원들이 1993년 3월 7일 시작한 만일결사는 매일 아침에 한 시간씩 기도 수행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하루 1000원을 십시일반으로 보시하자는 운동이다.
법륜 스님은 만일결사가 30년이나 유지된 이유에 대해 “정토회의 주인은 정토 수행자”라며 “마치 서로 다른 꽃들이 모여 아름다운 화원을 이루듯 회원 각자의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재능이 모자이크로 어우러져 모든 활동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토회는 기업의 별다른 도움 없이도 인도·필리핀 등에서 학교 지어주기, 미얀마 등 위험 지역의 의료 구호, 북한 난민 돕기, 환경 운동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해 왔다. 제이티에스·에코붓다·좋은벗들·평화재단 등 산하 여러 비정부기구(NGO)는 모두 자원봉사자로만 구성된 덕분에 후원금의 95%를 현장에 전달하고 있다.
정토회는 승속의 구분이 없고 전통적인 기복 신앙과도 거리가 멀다. “정토회는 복을 빌거나 좋은 일을 하면 내생에는 극락에 간다는 얘기를 안 합니다. 오로지 지금 세상에 좋은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젊은 시절 불교 정화 운동과 사회 운동을 하다가 말과 행동이 다른 현실 불교에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각성의 계기는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서암 스님의 화두를 받으면서부터다. 서암 스님은 불평을 늘어놓는 법륜 스님에게 “어떤 사람이 논두렁 밑에 턱 하니 앉아 수행하며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스님이고, 그 자리가 절이고 도량”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남들 비판만 하면서 허공에다 헛발질을 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이 먼저 앞으로 30년을 내다보고 직접 남들이 보고 배울 만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1988년 환경, 절대 빈곤 퇴치, 평화, 수행 등 네 가지 가치를 내걸고 정토회를 창립했다. “부처님과 당시 출가한 사람들은 남이 버린 옷을 입고, 먹다 남은 밥을 먹고, 나무 밑에서 잠을 잤어요. 많이 생산해 많이 소비하는 욕망 때문에 인간은 서로 싸우고 환경 위기를 초래하고 있어요.” 법륜 스님 스스로 낡아서 여기저기 해진 승복을 10년째 입고 있다.
그는 내년 3월 19일부터 새로운 만일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륜 스님은 “30년 전에 비해 절대 빈곤 문제보다는 상대적 빈곤 해소가 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구체적인 해법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정치적인 문제가 돼버려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과제는 바로 세대교체다. 이를 위해 지부장 등의 피선거권 제도 정비, 행정과 법사의 역할 분담, 재정 투명성 강화 등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의존도가 높은 법륜 스님이 열반에 든다면 정토회의 위상이 주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청나라 역사를 보더라도 황제 한 명이 너무 오래 하면 권위주의가 생기고 다음 세대에는 기회가 없어지면서 (조직 전체의) 리더십도 사라진다”며 “죽은 뒤 일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고 다음 과제는 다음 세대들이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웃어넘겼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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