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 내일되면 더 오르는 시대…시중銀 내년 年6% 될 듯
"KB국민은행 정기예금 기준 금리가 연 5%대로 올라선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입니다. 예테크(예·적금+재테크)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겁니다."
14일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연 5%를 잇달아 돌파하자 은행권에서는 예·적금 금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여전히 예정돼 있어 기다릴수록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 6%대 예·적금도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그동안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4% 후반대에 머물렀는데 지난주 말을 기점으로 연 5%대로 하나둘씩 올라서고 있다. 이날 NH농협은행도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연 5%대로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15일 5%대로 올린다. 우리은행·신한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도 조만간 연 5%대 금리 행렬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정기예금의 금리 수준은 상전벽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1년 만기 평균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 1월만 해도 연 1.83%였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는 연 1.71%였다. '저축해서 남는 게 별로 없다'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고금리 시대에 예금금리 역시 180도 달라졌다. 은행에 돈을 넣어만 놔도 연 5%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예컨대 5000만원을 은행 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한다면 1년 이자 수익이 250만원(세전)으로 올 초(85만5000원) 가입할 때보다 2.9배나 늘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대를 돌파한 것은 중앙은행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한 영향이 크다. 한은이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채 6개월물 금리가 연 4%대, 1년물은 연 5%대로 약 13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것도 정기예금 금리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연 3.97%로 4%에 육박한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은행채와 CD금리 등 시장 금리가 반영된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이른바 '중도해지 정기예금'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연 4% 이상 고금리를 제시하면서 중도에 해지해도 동일한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나중에 이탈하더라도 당장 자금을 끌어모을 필요가 있는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 앞다퉈 나오고 있다. 통상 정기예금은 중도에 해지하면 기본 이율에 할인율을 곱하고 남은 개월 수에 비례해 할인한 금리를 적용한다. 3개월 안에 해지하면 연 0.5%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금리 인상기에 자주 옮겨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하다. 차후 금리 상승을 예상하며 잠시 자금을 맡겨 두려는 사람들은 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중도해지 정기예금'을 찾는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고객들은 정기예금 금리 못지않게 중도해지 시 금리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수신금리가 조금 낮아도 중도해지 금리가 높으면 자금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다올저축은행 'Fi 자유해지 정기예금'과 하나저축은행 '내맘대로 중도해지 정기예금'은 최고 연 4.20%의 약정이율을 제공한다. 가입기간이 36개월이지만 중도에 해지해도 똑같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 사실상 연 4.20% 수시입출금 통장과 유동성이 동일하다. 현재 3%대 후반인 금융권 수시입출금 통장 최고 금리보다 유리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 '더 마니 드림 정기예금'(연 4.10%)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복리정기예금'(연 4.0%) 등도 중도해지 정기예금으로 쓰인다.
정기예금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수신금리 무한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이 매달 많게는 수조 원씩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유동성 관리를 위해 정기예금을 최대한 많이 유치하고 오랫동안 묶어두는 게 중요해졌다"며 "은행 간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내년에는 시중은행에서 연 6%대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정기예금 금리 인상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은행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높아져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가 줄줄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영신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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