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마켓 랠리 끝나가나 … 공매도 다시 증가세 돌아서
한달 반만에 50조서 62조로
호텔신라·롯데관광·HMM 등
대차잔액 비율 커 공매도 표적
지난달 이후 반등장에서 공매도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대차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로 갈수록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는 매수)이 증시 상승을 견인한다는 관측과 엇갈리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숏커버링은 단기적 수급 요인일 뿐 지속적인 주가 상승은 기업의 실적 전망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주식 대차잔액 수량은 지난 11일 기준 15억8342만주를 기록했다. 코스피 연저점인 9월 30일(2155.49)에 집계된 14억9418만주 대비 8924만주 늘어난 규모다. 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50조6496억원에서 61조9512억원으로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 대차잔액 수량과 금액 모두 올 들어 최대 규모다.
대차거래 잔액은 투자자가 기관에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분류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경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반등) 때 최저점 대비 상승률이 평균 14.7%인데 최근 상승률이 이 정도 수준이었다"며 "증시 단기 급등에 따른 숏(공매도) 수요 증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가 하락 국면에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된 게 아니라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근거는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가 급등으로 코스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위기 등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상장사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세계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253개 상장사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200조5615억원이다. 1개월 전 집계된 218조8438억원보다 대폭 하락한 규모다.
대차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 가운데 이익 예상치가 하락하는 종목이 많았다. 대차잔액 비율은 대차거래 잔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공매도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 대차잔액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인 호텔신라(대차잔액 비율 18.19%)는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1.55% 하락했다.
롯데관광개발(17.49%)과 HMM(10.54%)도 이익 전망치가 각각 20.13%, 44.3% 내려갔다.
LG디스플레이(9.34%)는 적자 전환이 예상됐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대차잔액은 점차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배당락일(12월 28일) 전에 빌린 주식을 갚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대차잔액 증가가 하락에 대비하는 시그널은 맞는다"면서도 "다만 연말 배당 확정 전에 대차잔액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숏커버링에 의한 매수세 유입을 노리더라도 실적 개선주를 선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공매도 잔액 비중 상위 종목 중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라가는 종목을 추린 결과 OCI(영업이익 예상치 18.34% 상향), LG이노텍(4.22%), 엘앤에프(10.49%) 등이 조건을 충족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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