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먹거리 사랑하는 한국 예술의 중심지로 도약 가능

김슬기 2022. 11.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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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 데 메디치 박사 강연
전세계 작가들 韓으로 불러
미래 번영 위한 혁신 이뤄야

다시보는 세계지식포럼

제23회 세계지식포럼 '메세나: 메디치가문의 예술적 영감' 세션에서 로렌초 데 메디치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암흑의 시기를 거친 이후였다. 많은 사람이 가난했는데 상업가였던 한 가문이 이탈리아 피렌체에 오면서 상황이 변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금융가문이 됐다. 어떻게 이런 성공이 가능했을까. 혁신 덕분이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활동을 뜻하는 '메세나'라는 말을 탄생시킨 가문이 있다. 600년 전 르네상스를 태동시킨 메디치가(家)다. 예술가들을 피렌체로 모아 후원해온 메디치가문은 세계 예술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영향을 미쳐왔다. 메디치가문의 후계자인 로렌초 데 메디치 박사가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메디치가문의 예술적 영감'을 주제로 강연했다. 메디치 박사는 볼로냐대에서 금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지금 런던과 피렌체에 소재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메디치의 유구한 팝 컬렉션을 만들어 국제적으로 성공한 예술가가 되기도 했다.

그는 메디치가문이 이뤄낸 '혁신'으로 금융과 예술을 꼽았다. 가문의 첫 발명품은 수표였다. 메디치 박사는 "오늘날의 가상화폐처럼 제품 거래와 지불을 더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면서 "20~30년 만에 가장 빠르게 성장한 유럽 은행으로 자리 잡았고 개인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치가문, 메디치은행의 돈을 대중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며 "메디치가문이 사람들, 인류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선택한 사회 환원 방법은 예술 후원이었다. 그는 "르네상스가 세상에 가져온 것이 무엇일까. 번영이다. 피렌체는 번영했다. 번영은 예술로 촉발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메디치 박사는 "예술가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게 하면서 피렌체는 소도시가 아닌 글로벌 도시가 됐다. 전 세계 뛰어난 사람들을 끌어들인 에너지가 르네상스라는 시대를 만들었다. 건축, 과학, 음식, 패션 등의 변화가 다 예술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가들은 독특한 생각을 한다. 예술을 통해 우리의 생각, 관점이 달라지고 미켈란젤로나 다빈치처럼 바뀔 수도 있다. 여러분의 미래 세대에도 이런 혁신이 정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21세기인 오늘날에도 메디치가문은 600년 전과 동일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멕시코와 미국의 접경인 티후아나, 샌디에이고 등 산업지역에 예술가들이 살 수 있게 후원하자 1년 만에 활기가 넘치는 예술지역이 탄생했다. 그 지역이 생각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술을 통해 세계로 향하는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다. 예술은 호기심이자 새로운 경험이며 교류"라면서 "한국인은 다른 동아시아 국민보다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세계와 교류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많다. 여러분은 또 예술을 사랑한다. 음식과 패션을 좋아하는데 식품과 패션 모두 예술의 하나다. 한국은 예술 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예술은 위기를 극복할 힘이 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희가 적과 싸울 때 피렌체 시민들은 메디치가문이 다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메디치 박사는 예술가들을 한국으로 불러 모으라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번영을 위해 전 세계 예술가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라. 예술가들은 한국의 특징, 개방성이나 성실함 등을 자국으로 돌아가 작품에 반영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미래 세대에 최고의 메신저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최근 프리즈도 개최했고 멋진 갤러리와 뛰어난 예술가도 많다. 한국은 더 대단한 국가로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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