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룸이 포토존으로 … 발길 몰려 매출 쑥
대세 된 SNS 마케팅에 주목
피팅룸을 포토존처럼 꾸미자
소비자 발길 이어져
발란 매장 月매출 10억원 달해
서울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이 매장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바로 피팅룸이다. 마치 창고처럼 흰색 벽면에 옷걸이만 덩그러니 놓인 여느 피팅룸과 달리 이곳에 들어서면 파란색 타일로 채운 벽면이 눈에 들어온다. 발란이 피팅룸을 이렇게 꾸민 것은 소비자들이 피팅룸에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때문이다.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마케팅이 대세를 이루자 발란은 이른바 '피팅룸샷'이 잘 나오도록 어두운 벽면과 밝은 조명을 설치했다. 발란 관계자는 "쇼핑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피팅룸은 더 이상 사이즈를 재는 공간이 아니다"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포토존'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에 밀려 위기를 맞았던 오프라인 매장이 진화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 공간으로 전환해 소비자가 마음껏 사진을 찍고 이를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옷을 입어보는 기능적 공간에 머무르던 피팅룸을 화려하게 꾸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개점한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는 '스마트 피팅룸'을 설치했다. 스마트 피팅룸은 주로 매장 구석에 위치하던 피팅룸을 과감하게 가운데에 배치했고 인테리어는 유명 카페처럼 꾸몄다. 소비자가 이 매장에 들어가 발란 애플리케이션으로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피팅룸 이용을 신청하면 매장 직원은 제품을 가져다준다. 소비자는 제품을 들고 피팅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들은 곧잘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피팅룸에서 찍은 제품 사진을 올린다. 소비자가 부담 없이 다양한 제품을 시험해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피팅룸은 마케팅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발란 관계자는 "'피팅룸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피팅룸을 마케팅 공간으로 이용하는 패션업체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7월 개점한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은 마치 스튜디오를 연상하게 하는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를 선보이면서 '인스타그램 성지'로 불리고 있다. 피팅룸 내부 조명을 소비자가 원하는 색깔로 바꿀 수 있어 감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휴대폰 화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TV까지 설치했다.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는 독특한 피팅룸으로 유명하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뉴미디어 아트를 표방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달리는 기차 내부를 표현한 피팅룸과 노래방을 재현한 공간까지 있어 소비자들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이 성공하려면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온라인 쇼핑에서 느낄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야 비교우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피팅룸을 선보인 오프라인 매장들은 예상과 달리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만 찍고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던 시선을 불식하고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는 개점한 지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 발란은 최근 들어 매출이 빠르게 늘어 월 매출이 10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많이 찾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개하면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가 입증된 결과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최근 마케팅 트렌드"라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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