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대상이었던 반려동물...드디어 생명보험 들 수 있나

금융위 규제혁신회의
1보험사 1라이선스 개선
생보사도 펫보험 판매 길 열려

생명보험사도 앞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펫보험을 비롯한 전문분야에 특화된 손해보험 상품을 취급할수 있게 된다. 현재 반려동물은 물건 또는 재산으로 분류돼 국내에선 손해보험사만 관련 보험상품을 팔 수 있지만,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를 풀기로 했다.

14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모두발언에서 “보험사에 대한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을 전향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기존 보험사가 펫보험, 소액·단순보상을 해주는 보험 등 전문분야에 특화된 보험 자회사를 둘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1사 1라이선스는 금융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1개의 라이선스를 보유할 수 있는 제도다. 규제 완화로 손보사가 없는 금융그룹도 생보사 자회사를 만들어 펫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가 지난해 7월 동물의 지위를 물건에서 생명체로 간주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펫보험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펫보험 가입률은 0.67%에 불과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양육자들이 보험 상품을 알지 못하거나 해당 상품을 알더라도 보험료에 대한 부담, 만족스럽지 않은 보장 내용이 저조한 가입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가 638만 가구(2020년 기준)로 전체 가구(2304만 가구) 대비 27.7%를 차지하고, 의료비 등 양육 부담도 함께 커진 상황에서 펫보험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보험을 비롯해 반려동물 연관 사업 총규모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문에 종신보험 외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생보사들은 펫보험 시장에 눈길을 건네고 있다. 반면 손보사들은 업권별 특징이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우려섞인 시선을 보낸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의 디지털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을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개선이 필요하다”며 “내년 초 구체적인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비금융 업무의 범위를 법령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검토중이다. 예를 들어 배달업 처럼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모두 명시하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보완하거나, 불가능한 분야만 규정하고 그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