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빈곤 포르노’, 프놈펜 성명 ‘소름’”…野, 尹 순방 ‘혹평’(종합)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프놈펜 성명, 소름 끼친다"
與 "민주당의 정쟁 시그널, 집단적 광기"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대해 야권이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현지 심장병 환우의 자택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는 강도 높은 비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한·미·일 정상회담 성과가 담긴 ‘프놈펜 성명’에 대해서는 “소름이 끼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당 측은 “억지 공세와 도 넘는 언행을 자제하라”고 일축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김 여사의 행보를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전날 프놈펜에 사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위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국 캄보디아가 준비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 대신 이틀째 심장병 환자를 찾은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외교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취약 계층을 방문해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은 더욱 실례”라며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가 또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 김 여사가 집 앞에서 소년을 안아든 모습의 복장, 시선, 분위기 모두 1992년 오드리 햅번이 소말리아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찍은 사진과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의료취약 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빈곤 포르노에 대한 비판과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 누구의 홍보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의원도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뉴스공장에 출연해 “(배우자 프로그램은)굉장히 중요한 행위다. 그래서 대통령 혹은 정상 부인들이 그 나라의 대표적인 유적지를 방문하는 모습을 각 나라가 다 송출하면 주최한 나라 입장에서 보면 나라 홍보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 측면에서는 공식적으로 주최 측에서 요청하는 행사이니 가 줘야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안 가면 그 나라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하다”고 했다.
이 같은 김 여사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여당 측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 사람들의 딴지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가관이다. 정권을 빼앗기더니 정신줄마저 놓으신 거냐”고 비판했고,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여사의 봉사와 사랑의 손길마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표현하며 추악한 막말을 쏟아냈다. 민주당이 보내고 있는 정쟁의 시그널로 인해 집단적 광기가 멈추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대북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프놈펜 성명’에 대해서도 야권에선 비판의 대상이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전 원장은 “이번에 워딩을 보시면 완전히 러시아를 그대로 비판하고 있고 그다음에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용어들이 거의 미국과 동조화되고 있다”며 “(나쁜 의미로) 우리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날이었다. 지난 5월말 6월초 미국 인사에게 들었던 게 그대로 실현되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우리가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거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국가를 다 배제하게 된다”며 “어떻게 보면 우리가 미국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아세안 국가들을 설득시키는 임무를 받은 심하게 말하면 돌격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사람의 말이 아니라 중국 국립외교원장의 말이라고 해도 믿을 지경이다. 문재인의 책사가 아니라 시진핑의 책사라고 해도 놀랍지 않다”며 “가장 소름 끼치는 일은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최근까지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겼다는 사실”이라고 맞받았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안보주권을 포기한 굴욕외교로 평가받는 친중 사대주의 ‘3불정책’이 어떻게 나온 건지, 이제야 해답을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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