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코인 거래소 FTX 파산 신청…“루나·테라와 달리 기존 금융권에도 영향 미칠 것”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에 따른 충격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국내외 금융권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을 넘어 채권,증권시장 등 기존 금융권도 FTX 사태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FTX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 연금펀드, 자산운용사 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업계 넘어 기존 금융권에도 피해 확산”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금융권 중 FTX의 파산 신청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대상은 FTX에 투자한 금융투자사와 벤처캐피털이다. FTX의 주요 투자자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소프트뱅크, 세쿼이아캐피털, 타이거글로벌 등이 알려져 있다. 또 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기관 투자자들도 FTX에 투자해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FTX에 1억달러(1319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뱅크의 경우 자회사인 비전펀드의 실적 악화 발표와 FTX 파산 신청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날 일본 증시에서 13%가량 하락했다. 헤지펀드 세쿼이아 캐피털의 경우 이미 2억1400만 달러에 달하는 FTX 투자금을 장부상 전액 손실 처리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특히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 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 금융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전의 루나·테라 사태보다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은행, 벤처캐피탈 등과 연결고리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FTX로 인한 스테이블코인 디페깅…채권시장 영향 줄 수도
FTX발 악재로 인한 스테이블코인(가치가 고정된 가상화폐)의 디페깅(가치연동 실패) 현상이 향후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본래 1달러에 가치가 고정돼야 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는 이날 오후 4시34분(한국시간) 0.9987달러에 거래 중이다. 테더는 FTX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후 디페깅이 발생했는데 아직 회복을 못 하고 있다. 테더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총액 3위의 가상화폐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파급 효과가 우려되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의 붕괴”라며 “특히 테더사가 보유하고 있는 준비금 680억달러 중 미국채가 397억달러인데, 테더가 준비금인 미국채를 팔면 기존 금융에까지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디페깅이 발생해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현금으로 바꾸기 시작하면 발행사는 미국채를 팔아서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내줘야 하는데, 이런 수요가 몰리면 채권시장에서 미국채에 대한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국내에서는 FTX에 자체 가상화폐를 엑스플라(XPLA·전 C2X)를 상장한 게입 업체 컴투스가 타격을 입었다. FTX의 인출이 중지되면서 FTX에 가상화폐를 상장한 컴투스도 손실을 보았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이날 코스닥에서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는 각각 직전 거래일 대비 14.74%, 11.70% 떨어졌다. 컴투스홀딩스는 “XPLA는 FTX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으며 출금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거래소에 최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FTX에 직접 투자한 바가 없어서 재무적 손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거래소 연쇄 파산 우려…크립토닷컴 자체 코인 급락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도미노 파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경우 기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FTX에 이어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은 자체 발행 코인이 급락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크립토닷컴은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15위권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크로노스는 이날 4시37분 24시간 전보다 7.61%, 일주일 전보다는 47.10% 떨어진 0.0637달러에 거래 중이다.
크로노스는 크립토닷컴이 지난 10월 자사 보유 물량의 80%에 달하는 이더리움 32만개를 또 다른 거래소 게이트아이오로 송금한 사실이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크리스 마잘렉 크립토닷컴 대표이사(CEO)가 “송금 실수”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급 준비금이 부족한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서로 자산을 빌려주면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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