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효과" 3분기 식품사들 매출↑… 영업익은 희비
3분기 식품업계 매출이 가격 인상 효과 등에 힘입어 대부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공급선 다변화, 해외 사업 비중 등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CJ제일제당과 오리온, SPC삼립, 빙그레 등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늘어난 반면 롯데제과와 농심, 동원F&B, 오뚜기, 대상, 샘표식품 등은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감소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수 식품사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3분기에는 8조원대의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한 8조1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리온도 매출액이 18.5% 증가한 7411억원, 농심은 20.8% 늘어난 8130억원, 동원F&B는 15.5% 증가한 1조11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오뚜기도 매출액이 8216억원으로 16.2% 늘었고 롯데제과도 1조1033억원으로 롯데푸드와 합병 전 지난해 3분기 개별 실적의 합산 대비 10.3% 증가했다. 대상은 매출액이 1조616억원으로 15.9%, SPC삼립도 매출액이 8835억원으로 18.4% 각각 늘었다. 하이트진로 매출은 17.9% 늘어난 6574억원으로 17.9%, 빙그레는 10.2% 많아진 3906억원, 샘표식품은 10.9% 증가한 1005억원이다.
식품사들의 매출 호실적은 가격 인상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커진 원자재가 부담 등을 이유로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1분기 주류업체와 음료업체가 가격을 올렸고 CJ제일제당의 '햇반', '비비고 만두' 등 간편 냉동식품 등의 가격이 상향됐다. 2분기엔 농심, 롯데제과, 오뚜기,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과자와 냉동피자, 햄류 등의 가격을 조정했고 3분기엔 식용유, 라면, 김치 등의 가격이 인상됐다. 아직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4분기에도 우유 등 유제품과 간장 등의 가격이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식품 가격이 오른 데다 간편식과 신선식품류 판매량 증가, 글로벌 K-푸드 인기 등으로 전체적인 식품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양호한 매출실적을 올렸지만 이익은 반대행보를 걸었다. 고환율과 원·부재료 가격 상승으로 크게는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4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5%, 샘표식품은 54억원으로 55.1% 각각 감소했다. 동원F&B는 451억원으로 8.0%, 농심은 273억원으로 6.2%, 롯데제과는 572억원으로 8.1%, 대상은 344억원으로 4.0% 각각 줄어들었다.
반면 글로벌 원재료 공급 다변화와 해외 사업 비중 등에 따라 고환율 등의 영향을 덜 받으며 선방한 곳들도 있다. 비비고 만두 등 식품 사업과 바이오 사업 등으로 활발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자회사인 CJ대한통운 실적도 연결로 함께 잡히는 CJ제일제당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1.8% 증가한 4842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원재료 공급선 다변화와 글로벌 통합구매, 생산효율 개선 등을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17억원으로 6.6% 증가했다. 원·부재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제조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포인트(p) 가까이 급등했으나 해외법인 매출 상승에 따른 로열티 수익이 30여억원 증가하고 수출물량 확대로 추가 이익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SPC삼립(232억원, 66.9% 증가)과 빙그레(258억원, 40.3% 증가), 하이트진로(232억원, 66.9% 증가) 등도 경영 효율화와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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