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드라이브, 선수별 모임으로 국정조사 반대 굳히는 국민의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야권이 추진하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의원 선수별로 당내 의견을 청취했다. 3선 이상 중진과 재선 의원들은 국정조사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권성동 의원이 앞장서 국정조사 반대를 추동했다. 이로써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던 국정조사 참여 주장이 정리되고, 주 원내대표가 국정조사 반대 당론으로 야당과의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주 원내대표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방탄 쪽으로, 그리고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태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중진의원 대부분의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조사 불참 의견이) 만장일치였다”며 “경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가장 진상 규명을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당내에 강한 기류들이 표출이 되지 않으면 원내대표가 어떻게 협상을 하겠느냐”며 “그런 당의 강한 기류들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아서 (여야) 협상이 오히려 강화되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들 역시 국정조사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주 원내대표가 국민들의 인식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중진회의가) 만장일치였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중진 간담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견은 홍문표 의원이 “대통령이 문상을 5번 했는데 (이태원 참사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말이 되느냐”고 책임론을 제기하고, 권은희 의원이 국정조사 참여를 주장한 정도였다.
권성동 의원은 중진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간에 SNS에 “(민주당 국정조사 추진은) 이재명 대표 수사로 향한 국민적 관심을 국정조사로 반감시키기 위함”이라며 “국정조사는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정쟁만 유발할 것이 뻔하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친윤석열계의 드라이브에 당내 의견도 국정조사 반대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 민주당의 국정조사 참여 제안을 거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는데, 재선 의원들 역시 강하게 국정조사를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재선의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았지만 거의 압도적 다수가 지금은 아니다, 수사가 끝난 이후에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때 다시 판단해야 해야지 지금은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게 압도적 다수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초선 모임 운영진 6명(노용호·서범수·이인선·이주환·전주혜·최연숙)을 만나 이들이 초선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청취할 계획이다.
선수별 모임을 통해 당내 이견을 정리하고 중론을 모아가는 과정이 지난 8월 이준석 전 대표를 몰아내고 비대위를 세우던 때와 흡사하다. 당내 비윤계에선 ‘국정조사 반대 몰아가기’에 대한 반발도 나온다. 김웅 의원은 이날 SNS에 “만장일치나 박수에 의한 추인은 집단사고를 부추기고 당의 상황적응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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