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채권 금리에도…'기준금리 인하? 갈 길 멀었다'

홍재영 기자 2022. 11. 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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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증시와 더불어 채권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리 하락이 과도하다며 경계심이 먼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국채 금리 급락에 과도한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투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이처럼 최근 금리의 속락을 과도하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향후 연준의 행보에 대한 전망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됐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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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증시와 더불어 채권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리 하락이 과도하다며 경계심이 먼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등 긴축 정책의 추세적 완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서다.

13일 오후 11시8분(현지 시각) 현재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3.8870%다. CPI 수치 완화 이후 기술적으로 주요 포인트들을 하향 돌파했다.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지난 10월 말까지만 해도 플러스(+)를 보였지만 이제 마이너스(-) 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국채 금리도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국채 금리 급락에 과도한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투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금리가 속락하는 과정에서 과연 물가 동향에만 정확하게 반응을 보였다고 하기에는 금리의 하락폭이나 커브의 변화가 다소 과도했다는 입장"이라며 "즉 물가가 예상을 하회했다는 재료 이상으로 금리가 빠졌고 장단기 금리의 역전폭 역시도 단기에 지나치게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최근 금리의 속락을 과도하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향후 연준의 행보에 대한 전망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됐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준금리의 인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둔화된 것으로 보이나 연준의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완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단기적인 랠리는 가능하지만 추세적 전환을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긴축의 목표인 수요측 인플레이션의 진화를 위해서는 추세 이하의 성장과 자연실업률 이상의 실업률이 동반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9일 기준 애틀랜타 GDPNow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4%다"라며 "개인소비지출이 2.8%로 추정되고 여전히 강한 소비가 추세 이상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중간선거에서 팽팽한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큰 정책적 변화가 나오기도 어려워졌다. 당초 공화당이 우세할 것이 예상되면서 긴축 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유입됐으나, 이러한 기대는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당 지지세가 팽팽해 추가적인 채권 금리 인상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금리와 달러 인덱스 흐름은 민주당 지지율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며 "선거 직전 금리, 달러 모두 상승세가 약해졌는데 이 시기와 맞물려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 모멘텀도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이는 양당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빠졌음을 의미한다"며 "양당 지지율 측면에서 보았을 때 미국 국채 금리가 당분간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력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내 장단기 스프레드는 재차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금리 인상 주요 근거 중 하나가 환율 급등이었는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금리인상 속도 조절은 단기적으로 불 스티프닝(단기 금리 하락으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짐) 재료지만 궁극적으로는 불 플래트닝(장기 금리 하락으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짐)으로 이어지며 장단기 스프레드가 재차 역전될 것"이라며 "특히 수출 역성장, 건설 경기 급냉, 소비 둔화가 모두 확인되고 있어 시차를 두고 한국의 다소 강한 침체 가능성이 커브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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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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