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뭔데 맘대로”…이태원 사망자 명단 공개에 분노[e글e글]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22. 11. 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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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의 동의도 없이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해버린 인터넷 매체에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그러자 명단공개 찬성자로 보이는 다른 네티즌이 "(유족에게) 직접 물어봤냐? 대형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하는데 유족 동의 받는단 말은 듣도 보도 못했다"고 반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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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의 동의도 없이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해버린 인터넷 매체에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실제 유족으로 보이는 네티즌도 댓글을 달아 분노를 표했다.

14일 친(親)민주당 성향 인터넷 매체인 ‘민들레’는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는 제목 아래 사망자 155명(이달 초 기준) 전체 명단이 적힌 포스터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매체는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며 명단을 그대로 공개했다.

현재 이 게시물에는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댓글은 오후 2시 50분 기준 870개를 돌파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사람이 할 짓인가” “악마를 보았다” “이름과 SNS활동 내역 알면 개인정보 추적되는 거 몰라서 이러냐” “진짜 소름 돋는다. 정치병에 걸리면 사람이 이렇게 악해질 수 있냐” “정치적 목적 때문에 명단 공개해 놓고 정의로운 줄 아는 인간들. 징글징글하다”는 비판을 쏟았다.

또 명단공개를 반기는 이들이 “고맙다” “나이도 표기해달라” 등의 댓글을 쓴 것을 지적하며 “고맙다는 사람들은 무슨 의미로 고맙다는 거냐?” “이름 모르면 진정한 추모가 안 되냐?”라고 꼬집었다.

댓글 가운데는 유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글도 있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냐? 저는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 당장 글 내리시라” “아니 내가 유족이고 공개 원치 않는데, 당신들이 도대체 뭔데 공개하냐”, “이름이 이렇게 공개되길 원하지는 않는다” 등의 댓글이다.

특히 네티즌 A 씨는 “저희 삼촌도 (명단 공개된) 저분들 중에 한 명이다. 그런데 유족 동의도 없이 이런 짓하는 게 정녕 옳은가.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게 유족 아닌가? 자기들 목적을 위해서는 법도 어기고 피해 당사자인 유족 말도 무시해도 되는 거였냐?”고 물었다.

A 씨는 “기가 차다. 악보다 그릇된 정의가 무섭다는 말이 실감 난다. 자기들이 정의라고 생각하면 유족이고 법이고 다 무시하냐. 그리고 이게 희생자를 위한 거라며 합리화하냐. 저희 삼촌이 언제 그 쪽에게 공개해달라고 했냐. 하늘 보고 대화라도 하셨냐?”고 적었다.


심지어 사망자의 부모라고 밝힌 이도 등장했다. 네티즌 B 씨는 “유족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데 도대체 왜 이러시냐? 이런 행동이 어떻게 추모라고 할 수 있냐?”고 썼다.

그러자 명단공개 찬성자로 보이는 다른 네티즌이 “(유족에게) 직접 물어봤냐? 대형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하는데 유족 동의 받는단 말은 듣도 보도 못했다”고 반론을 폈다.

이에 B 씨는 “내 아들이 죽었다. 내 아들이. 직접 물어보다니 뭘 물어보냐. 당신은 이게 정상적으로 추모하는 걸로 보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가 광주 민주화 유공자 명단도 공개가 안 되고 있는데,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인데도 공개하지 않은 건 사생활 문제나 사적정보 같은 문제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태원 참사)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치 않는 것을 누가 함부로 공개했는지, 여러 가지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유족을 자꾸 모아, 뭔가 정치적인 도모를 하려는 사람들이 저런 짓을 하는 게 아닌가”라 비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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