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북 확장억제 강화” 경고…‘숨고르기’ 北, 대결 기조 이어가나

김선영 2022. 11. 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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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장억제 공약 강화…바이든 “그 어느 때보다 단일대오”
北 도발 멈출지 미지수…전문가 “핵실험 당분간 힘들 것”
한·미·일 3국 정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최근 전례 없는 수위와 빈도로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3각 안보협력 공고화 의지를 천명하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 이번 연쇄회담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도발 숨고르기’에 들어간 북한 지도부가 한·미·일의 압박에 ‘강대강’ 대결 기조를 이어갈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격랑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美 확장억제 공약 강화…바이든 “그 어느 때보다 단일대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3자 회담 결과로 채택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에서 더욱 긴밀한 3국 연대를 공고히 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전방위 도발 속에 제7차 핵실험이 언제라도 감행될 수 있는 상황에서 3각 공조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이다.

특히 3국 정상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더 강화될 것임을 밝혔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철통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확장억제 수단에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명시한 것은 미국이 북한의 저위력 핵 공격에 대해 핵 보복을 기피할지 모른다는 한국과 일본의 우려를 불식하고 북한의 오판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와 그 주변의 출동 빈도와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자산을 중심으로 3국 군사훈련도 이뤄질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자 회담에서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해 한·미·일이 “그 어느 때보다 단일대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하는 “대단히 중요한 동맹”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美 “北 7차 핵실험시 안보·경제·외교조치…한·미·일 집중 협의중”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캄보디아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공동 대응 방식에 대해서 조율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 할 경우 한·미·일 3국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묻자 “3국 정상은 실무자들에게 구체적인 대응 방식에 대한 작업을 지시했다”면서 “미리 조치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안보, 경제, 외교를 포함한 대응 조치에 대해 3국간 집중적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다양한 대응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이 조정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는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이 유엔 안보리 결의 다수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자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을 경계했다.

이달 초까지 연쇄 도발에 나섰던 북한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북한은 지난 9일 미국의 중간선거 개표가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이후 잠잠한 상황이다. 앞서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반발해 지난 2∼5일에 미사일 33발 이상을 퍼부은 바 있다. 그중 한 발은 분단 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낙하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지도하며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월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다. 연합뉴스
한·미·일 3각 공조가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이지만, 추후 북한이 도발을 멈출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한·미·일의 최대 공조 압박이 북한의 도발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근원적인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항의 차원에서 단거리 미사일 위주의 발사를 지속할 수 있다”며 “다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장거리는 이번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결과를 보면서 판단할 것이고, 7차 핵실험은 당분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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