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한국 시인의 독일어 시 낭송회가 열린 사연

오종탁 기자 2022. 11. 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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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의 염원,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현실화하는 요즘이다.

한국인이 독일어로 쓴 시를 현지인들을 위해 낭송한 것이다.

한편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의 전예진 원장 등 관계자들이 이날 시 낭송회를 찾아 힘을 보탰다.

전 교수의 시 낭송회가 열리기 직전인 10월 20~26일에는 문화원 주최로 '2022 로마 한국주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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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까사 디 괴테’,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 초청해 시 낭송회 개최
‘2022 로마 한국주간’ 성황리에 진행되는 등 이탈리아에 K컬처 바람

(시사저널=오종탁 기자)

세계적인 독문학자이자 시인인 전영애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가 11월10일(현지시간) 오후 이탈리아 로마 '괴테의 집(까사 디 괴테)'에서 자신이 독일어로 쓴 시를 낭송하고 있다. 앞서 까사 디 괴테 측이 전 교수에게 낭송회 개최를 제안했다.ⓒ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제공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일지》 중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염원,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현실화하는 요즘이다. 특히 우리 문화가 해외에서 많은 외국인에게 행복을 주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11월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는 사상 초유의 문학 행사가 열렸다. 한국인이 독일어로 쓴 시를 현지인들을 위해 낭송한 것이다. 주인공은 세계적인 독문학자이자 시인인 전영애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71)다. 로마 '괴테의 집(까사 디 괴테)' 측이 전 교수에게 이번 이탈리아 방문과 낭송회 개최를 제안했다. 까사 디 괴테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 중 머물렀던 가옥이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 교수는 2011년 괴테 연구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괴테 금메달을 동양인 여성 최초로 수상해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다. 올해 5월엔 독일어로 시를 쓰는 시인으로서 엄청난 영예인 라이너 쿤체상도 받았다.  

까사 디 괴테에서 열린 전 교수의 시 낭송회는 까사 디 괴테 관계자, 현지인 관객 등이 다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 교수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시를 읽어나갔다. 그는 "(까사 디 괴테에) 한 달여간 머물며 강연 하나쯤 감당할 각오는 했는데, 독일어 시 낭송회를 열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현지의 예우와 반응에 감개무량해 했다. 

전영애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가 11월10일(현지시간) 로마 까사 디 괴테 내에 전시된 자신의 저서들 앞에서 방문객들과 소통하고 있다.ⓒ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제공
전영애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가운데)와 전예진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장(오른쪽)이 11월10일(현지시간) 로마 까사 디 괴테에서 관계자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제공

까사 디 괴테 측은 건물 내에 전 교수가 쓴 책을 전시하고 낭송회 후 다과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하는 등 세심하게 행사를 진행했다. 전 교수는 참석자들과 소통하며 자신이 한국에서 운영 중인 '여백(如白)서원'을 소개하고 '괴테 마을'을 조성하려는 계획도 전했다. 

한편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의 전예진 원장 등 관계자들이 이날 시 낭송회를 찾아 힘을 보탰다. 관계자들은 전 교수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면서 축하하는 한편 까사 디 괴테 측과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2022 로마 한국주간'의 K팝 행사를 소개하는 포스터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제공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은 2016년 10월 문을 연 뒤 이탈리아에 한국과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려 왔다. 전 교수의 시 낭송회가 열리기 직전인 10월 20~26일에는 문화원 주최로 '2022 로마 한국주간'이 펼쳐졌다. 수묵화 거장 박대성 화백의 전시, 이탈리아 유명 방송인이 진행한 한국 관련 토크쇼, K팝 행사, 한국 영화 상영회 등 다채로운 순서들이 현지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로마 오리오네 극장에서 열린 K팝 행사에는 로마뿐 아니라 피렌체, 나폴리,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전역으로부터 K팝 팬들이 몰렸다. 행사 시작 6시간 전부터 극장 앞에 줄이 생길 정도로 많은 팬이 찾아 모든 자리(980석)가 가득찼고,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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