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중 '정상 외교' 지켜본 北 김정은…잠행 속 정국 구상

이설 기자 2022. 11. 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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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공동성명 이어 미중 정상회담 면밀 파악할 필요
김정은, 11월 들어 공식석상에 안 나타나…외교 셈법 다각 구상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한미일 정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낸 가운데, 북한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핵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미중 정상회담까지 지켜본 뒤 외교적 전략 구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14일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전날인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북한은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고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지속하며 7차 핵실험 단행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미 북한은 핵실험 준비를 마무리한 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결단'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항이다. 특히 ICBM과 핵실험은 '레드라인'을 넘는 도발 행위로 지목돼 왔다.

이에 한미일 정상은 이번 성명에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한다"라고 밝혔다.

3국 정상은 특히 성명에서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그간 각국이 외교·국방당국 간 협의 등을 통해 조율해온 대북 공조 대응방안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관련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 주목된다.

중국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ICBM 도발 등에 대한 자제를 촉구한다면 북한의 대외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같은 중국의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두 정상이 만나기 전부터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중단하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라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언급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의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 등을 주장하며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17일 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기념강의를 하던 당시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각국 정상들 간 이같은 움직임을 일단 관망하는 모양새다. 특히 김 총비서는 전술핵운용부대의 군사 행동을 지휘하고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지난달과 달리 이달에는 공개석상에 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당 중앙간부학교 기념강의를 마지막으로 약 한 달째 '잠행'이 이어지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것을 끝으로 무력도발도 잠잠한 상태다.

북한은 현재 연말 결산을 앞두고 내부적으로는 경제 성과 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한미일중 정상의 '외교전' 이후 북한 역시 대외 행보 노선을 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셈법은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9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면서 유사시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으며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한 우리 군의 각종 훈련에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무력 도발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오는 29일은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이를 기점으로 신형 ICBM 발사나 핵실험 등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중국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구분해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미 북한이 올해 수 차례 발사한 ICBM 발사에 대해 중국은 한 번도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핵실험에 대해서는 중국도 반대의 입장을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에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이같은 의지를 미국에 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한미일의 최대 압박 공조는 중국에게도 부담일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7차 핵실험에 대한 자제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양 교수는 "중국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는 막지 못할 것이며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위주의 발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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