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예술 빚은 '백제 유물' 눈길 끌어
김나연 앵커>
과거 백제 사람들은 흙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는데요.
예술의 경지까지 승화한 백제시대 토기와 기와, 벽돌 등 흙으로 만든 유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흙을 주제로 열린 백제 유물 특별전을, 박혜란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국립부여박물관 / 충남 부여군)
국립부여박물관에 들어선 관람객들, 흙의 느낌이 물씬 나는 화면에 자신이 비치자 신기해합니다.
현장음>
"내 얼굴이네, 신기하다~"
'백제 기술, 흙에 담다'라는 전시 주제에 걸맞게 관람객들의 모습이 흙 반죽 속에 들어간 듯 영상을 연출한 것입니다.
현장음>
"흙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저희가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영상도 여기에 설치를 했고요."
뚜껑이 있는 굽달린 사발, 부여 관북리 일대에서 출토된 것으로 최상급 수준의 백제 토기입니다.
호랑이를 본떠 만든 토기인 '호자', 남성 휴대용 소변기로 쓰였던 유물인데요.
높이와 길이가 26cm 정도로 앞다리를 세우고 눈과 코, 입이 살짝 보이게 해학적으로 만든 것이 특징입니다.
인터뷰> 이석희 / 서울시 구로구
"눈·코·입을 다 표현하면서 생동감 있게 물건을 만들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체험도 할 수 있는데요. X선 투과 촬영과 컴퓨터 단층 촬영한 12개 소조상 내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강규민 / 서울 개운초 5학년
"백제인들이 만든 소조상을 보고 컴퓨터로도 보니까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소조상에 남아 있는 백제시대 사람의 지문 흔적, 이번 전시 준비 과정에서 처음 발견된 것입니다.
인터뷰> 김지호 /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사
"저희도 깜짝 놀랄만한 유물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소조상 표면에 백제인의 지문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1500년 전 백제인의 흔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이 이것보다 더욱 확실한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관심을 끄는 유물은 소조 불상대좌, 높이가 90cm, 바닥 지름 250cm 크기인데요.
지난 1986년 청양에서 발견된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 단층 촬영과 X선 투과 촬영 등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내부를 공개했습니다.
흙으로 만든 것이라 오랜 시간 지나면 쉽게 무너지게 마련, 두드린 흔적과 손가락으로 누른 흔적 등 다양한 제작기법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오승희 / 서울시 동대문구
"디지털로 (소조상) 안에 있는 내용물들이 어떤 건지 볼 수 있으니까 궁금증도 해결되는 상황이어서 저희가 상당히 흥미롭게 관람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백제무늬 벽돌, 부여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벽돌'로 꼽히는데요.
두께 4cm에 길이 29cm의 정사각형 벽돌에는 도깨비부터 용과 봉황, 연꽃까지 다양한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인터뷰> 이민영 / 서울시 중랑구
"백제 시대에 이런 무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백제 시대에도 세계에서 손꼽히게 우리나라 손기술이 좋다는 것을 들은 바는 있는데, 와서 확인해보고 실제로 보니까 더욱 대단하고..."
(취재: 박혜란 국민기자 / 촬영: 김상구 국민기자)
백제가 연꽃무늬 수막새 등을 주변 나라에 어떻게 퍼뜨렸는지 디지털 영상으로 감상할 수도 있고, 백제인들이 흙을 다루는 전통 기술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200여 점의 유물을 선보인 이번 특별전시는 내년 1월까지 계속됩니다.
흙으로 빚은 백제시대 문화유산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 흙을 잘 다룬 그 옛날 백제 사람들의 뛰어난 기량을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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