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연우 "육성재와 키스씬, 본방 보면서도 '입틀막'했어요"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연기돌' 이미지를 완벽하게 탈피했다. 배우로 내실을 다진 '연기 금수저' 소리가 아깝지 않은 연우를 만나봤다.
연우는 지난 12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에서 오여진 역으로 열연했다.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연우가 연기한 오여진은 금수저를 써서 흙수저 인생을 탈출한 야망 가득한 욕망의 화신 같은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이에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연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막방을 배우들과 함께 했다"는 연우는 "종영이 실감이 안난다"라며 얼떨떨해 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잘해내고 싶은 게 많았는데 잘해서 후련했다기 보다 다같이 힘을 합쳐서 열심히 한 게 후련함이 큰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진이 딸이 납치될 듯한 열린 결말로 끝난 것에 대해 "결말이 안 나왔을 때부터 여진이의 엔딩은 결국 '새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열린 결말이라 만족은 한다. 제가 상상할 수 있으니까.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아쉬우실 수 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여진이의 삶은 자기가 버리고 온 아버지가 자기가 새롭게 꾸민 가정에서 아이를 훔치는 거니까 여진이 인생은 이제 불행밖에 없을 것 같더라. 더 써내려 가진 않았지만 세상을 잃은 기분일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엔딩에 대해 연우는 "촬영하면서 결국 금수저를 쓰고 악행을 쓴 배우들은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받을 만큼 받은 것 같아서 만족했다. 저지른 일만큼은 되돌려 받은 것 같고 그 이상으로 받은 사람도 있다고 봤다.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있지 않나. 천륜을 거스른 벌에 대한 게 엔딩에 잘 표현된 것 같다"라고 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금수저'가 원작과 다른 결말을 보여준 터. 연우는 어떻게 봤을까. 그는 "원작을 봤는데 대본 리딩을 할 때 즈음에 다 봤다. 그런데 8부까지도 원작과 다른 내용이 나와서 결말에서 어떻게 회수가 될지 궁금했다. 내가 예상할 수 없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그런데 결은 다르지만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오히려 열린 결말이었다. 웹툰은 정리가 된 느낌이라면 드라마는 여운이 남는 느낌으로 마무리가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어 "그렇다고 마냥 새드에 가깝다고 본 것은 아니다. 저희도 엔딩 후의 삶이 어떨지는 작가님께 듣지 못했다. 여진이는 여진이대로 불행하지만 승천(육성재 분)과 주희(정채연 분)는 서로를 느낌으로 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하지는 않을까 생각했다. 수저를 써서 알았을 수도 있고 태용(이종원 분)이가 승천으로 변했는데도 태요잉 일 때 습관이 남았던 것도 있고. 어쨌든 승천이는 벌을 받은 사람이라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해도 되는 사람이니까 주희와 행복한 시작을 하지 않았을가 싶더라"라고 했다.
그는 "승천과 주희 로맨스에 대해서도 그는 너무 예상했던 그림이었다. 여진이가 웹툰보다 선을 넘은 행동을 많이 했고, 당연히 안 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할 때 계속 훔쳐보는 씬이 많았다. 많은 배우 분들이 여기에 몰려있는데 저는 슬픈 표정으로 보다가 돌아가고 그런 게 많았다. 그래서 가끔 현장에서 나도 저기 끼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캐릭터로의 외로움도 있었고, 현장에서 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여진이가 사랑이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완전히 받아들여졌다. 이어지면 안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한 그는 "생각보다 여진이를 미워하지 않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더라"라며 "그런데 사실 상대 배우 육성재 씨가 정말 잘 끌어주신 것 같다. 제가 텐션이 오른 씬들에서 어떻게 하지 고민할 때도 승천이가 정말 잘 이끌어줘서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다행이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무엇보다 연우는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 현실도 그렇고 드라마에서도 행복한 엔딩을 맞이한다는 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현실에서 저지르는 실수 정도가 아니고 정말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느 여진이를 사랑하는데 그렇게 여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저 정도만 있어도 될 것 같다. 미워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해하는 건 본인이 돼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가 있어서 빌런이 된 거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나쁜 환경에 놓여도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다. 여진이 같은 선택을 모두가 하는 게 아니니까"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냥 나쁜 아이가 아니니까 극 중에서 자기한테만 해가 된 게 아니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나. 피해는 결국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 살면서도 내가 친구한테 잘못을 해도 그대로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 너무 잘 아니까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 여진이가 정말 큰 벌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아기를 낳을 때까지 세상이 기다려줬으니까 이제는 벌을 받을 때인 거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연우에게 오여진의 승천을 향한 사랑은 욕망을 제어하는 '브레이크'였다. 연우는 "변화도 맞았지만 끝까지 유지가 된 게 결국 사랑을 '내가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끝까지 갖고 간 것 같다. 마지막에는 약간 변화가 있었는데 내가 사랑을 해서 배려하고 이해한다기 보다는 계속 내가 가질 수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게 컸던 것 같다"라고했다.
특히 그는 "제가 느끼기엔 여진은 이승천한테 '거울'을 느낀 것 같다. 대사에도 있다. '세상에 너랑 나 둘밖에 없다'고. 여진이 인생에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란 게 컸던 것 같다. 거울처럼 그렇게 나와 같은 처지인 하나밖에 없는 내가 나와는 다른 길, 나와는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망설이고, 그런 게 자극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실제 연우는 어떤 사랑을 할까. 연우는 "저는 누가 좋아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학생 때 이후로 제가 먼저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캐릭터는 제가 먼저 좋아하는 불도저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고등학생 때 이후로 그런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연우는 자신과 다른 여진을 연기한 것에 대해 "제가 평소에 말이 느리다. 충청도 출신이라. 감독님이 여진이는 템포가 훨씬 빨랐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여진이가 나오는 씬은 긴장감도 있고 조급해지는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훨씬 더 과감하게 표현해도 된다고 하시더라. 강약 조절을 하되 과감하게 표현할 건 하라고 하셨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스태프 분들과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쳤다. 이번 작품을 할 때는 감독님도 요구하셨던 게 현장에서 집중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여진이 캐릭터에 빠져 있어도 되고 여진이처럼 갑질을 하라는 게 아니고 평소에도 텐션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도 당연히 여진이처럼 하진 않았는데 차 안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연우는 "처음에는 생각보다 저희가 또래인 것에 비해 어색함이 있었다. 나이 차이가 있는 선배님이 계시면 확 잡거나 끌어주실 텐데 정말 또래들만 있다 보니까 조심했다. 어쩔 수 없이 또래다 보니까 편안함이 생겼는데 중간에는 장난도 많이 쳤는데 연기적인 합도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밥 먹을 때도 집중하려고 말을 안하고 먹고 그랬다. 일부러 혼자 먹고 말도 많은데 많이 안하고. 그런데 육성재 씨가 감정을 끌어내려고 많이 도와주신 것 같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연우는 이승천, 황태용이 오락가락하는 설정에 대해 "'흙태용'과 '금승천'이 있을 때 제가 여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시선을 줘야 하는데 너무 헷갈렸다"라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연우와 육성재의 키스 씬이 큰 화제를 모은 터. 연우는 "침대에 누워서 하는 키스 씬이 있었다. 사실 그 씬은 그날 촬영 회자의 마지막 씬이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진짜 다급하게 찍었다. 감독님이랑 얘기를 할 때 감독님도 아쉬워 하시고 저희도 너무 급한 게 묻어난다고 아쉬움이 컸다. 어른의 느낌이 나길 바랐는데 빨리 찍고 빠져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긴장도 많이 된다. 예전 작품들에서 뽀뽀 장면은 있었는데 키스 씬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키스라고 적혔는데 뽀뽀처럼 해도 되나 싶었는데 현장에 가보니까 아니더라"라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사실 그렇게 화제일 줄 몰랐다. 워낙에 자극적인 장면들도 많고 촬영도 급박하게 했다. 촬영 때 정말 급하게 후루룩 지나갔다. 저도 본방송을 보면서 입을 틀어 막았다. 나중에 보니 조회수도 많이 나오더라. 가족들한테 다 보라고 했는데 부끄러웠다. 그 때는 연락을 안 받았다"라며 웄었다.
특히 연우는 "어쩌면 누군가 보기에 아이돌 출신의 배우가 키스 씬을 한다거나 베드씬도 아니지만 베드씬이라고 불리는 장면들에 나온다고 한다면 팬들도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걱정이 많았다. 작품을 하면서는 걱정이 없었는데 예전에 연기를 시작하면 그런 장면들을 할 때 사람들이 나한테 안 좋은 말을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번 작품 하면서 겁이 많이 깨졌다. 키스 씬을 하려고 드라마를 찍은 게 아니고 필요해서 찍은 거니까 앞으로는 겁 없이 할 것 같다"라며 "원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씬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 조정하면 되겠지만 이유 없는 일들이 아니고 개연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겁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떤 씬이든. 하고 싶다는 건 아니"라며 "팬들은 항상 제가 뽀뽀 씬이 있거나, 키스 씬이 있으면 없는 씬이라고 생각하신다. 저한테 어떤 언급도 하지 않으시고 ‘오늘 너무 잘했어, 예뻤어’라고 일이라고 해주시는 것 같다. 전향한지 몇년 됐으니까 어느 정도 적응을 하셔서 그래주시는 것 같다"라고 고마워 했다.
이 가운데 연우가 '금수저'를 통해 스스로 성장을 느끼기도 했을까. 연우는 "많이는 모르겠고, 제 마음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도 예전에는 단순하게 했더라면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캐릭터에 다가가고 싶어서 열심히 분석도 하고 쉬는 날에도 대본을 붙잡고 있었다.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진심으로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눈을 빛냈다.
그는 "연기적으로 전환점이기도 하고 제가 작품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여러 작품을 했다. 그 작품들의 캐릭터도 비슷한 결의 캐릭터가 많았다. 밝고 명랑하고 불도저 스러웠다. 그래서 내가 연기를 앞으로 하려면 더 재미있고 진짜 진심으로 하려면 뭔가 새로운 역할이 필요할 것 같고, 그걸 해내고 나면 더 용기가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제가 잘 해냈는지는 시청자 분들이 판단해주시는 거라 함부로 저에 대해 평가를 할 순 없지만 저는 정말 재미있었다. 여진이를 하면서 내가 이런 말도 하고, 이런 감정 표현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재미있었다. 앞으로의 작품들에서 더 뭔가 열심히 캐릭터와 작품을 구축해나가는 데에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강조했다.
'연우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에 돌고래 같은 비명을 지를 정도로 좋아한 "정말 다르게 표현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밝게 웃었다.
그런 연우에게 '금수저'의 의미는 무엇일까. 연우는 "드라마가 주는 의미부터 '수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는 '수저계급론'이 정말 만연했다. 그런데 드라마를 통해서 이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주고 싶었던 것 같고 저도 그렇게 느꼈다. 사실 많은 캐릭터들이 '금수저'가 되기 위해 많은 걸 희생시키기도 하고 자신을 버리기도 하는데 결국 무언가를 얻으려면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 금수저에 의미가 없다는 게 드라마의 메시지인 것 같다. 그 단어의 의미이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연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드라마랑 관련지어서 보면 자기 인생을 자기가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뺏고 싶어한다거나 누구처럼 되고 싶어한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내것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그런 내용을 말하고 있으니"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계속해서 캐릭터를 꺾어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여전히 자랑스러운 커리어 모모랜드를 지나 '금수저'로 '연기 금수저'로 인정받은 연우. 그가 보여줄 또 다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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