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에 요절해 경매시장 1위가 된 비운의 작가는?
국내 낙찰총액은 62% 하락
소더비 50% 상승하며 선전
크리스티 12% 상승과 큰 대비
‘초현대미술’은 점유율 18%
‘저주받은 천재’ 매튜 웡은
상반기 277억 팔며 1위 등극
14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 이하 ‘센터’)는 국내외 미술시장의 3분기 흐름과 전망을 분석한 ‘2022년 3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발행했다.
국내 미술시장은 2022년 6월을 기점으로 완연히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긴축정책, 금리 인상 등 악조건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3분기(7월부터 10월까지) 총 8회 개최, 낙찰 총액은 약 36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62% 감소하며 최근 3년 간 분기별 최하 낙찰 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대비 약52%, 2분기 대비 약 42.4% 감소했고 2020년 대비해서도 약 18% 감소하여 최근 3년 간 분기별 낙찰 총액 중 가장 낮은 결과를 가시화했다. 2022년 3분기 국내 메이저 경매의 평균 낙찰율은 약 65.87%로 이는 올해 상반기 평균 낙찰률 약 81% 대비 확연히 낮은 수치다.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국내 미술시장이 외부 여파에 빠르게 잠식되는 이유는 불황에도 버텨낼 수 있는 메가 컬렉션 경매가 없고, 또한 불안한 시장을 버텨낼 수 있는 안전 자산으로 인정받을 블루칩 작가군이 한정되어 있으며,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어야 할 초현대작가군의 안정성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 것으로 다음 호황기에는 이를 버텨낼 수 있는 안전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 경매 시장은 불확실한 정치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메가 컬렉터의 대규모 초고가 컬렉션 경매의 대성공으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을을 맞아 열린 10월 뉴욕과 런던의 세계 양대 경매사의 성적표는 작년 10월과 비교해 소더비 낙찰총액은 49.7%, 크리스티는 11.6%가 상승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저점을 향해 가던 시기인 2010년 작고한 이브생 로랑 컬렉션 경매가 최고 매출을 보여준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센터는 “고가 작품의 희소성과 이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한 매출 총액 상승은 경제 불황이나 침체의 여파에도 미술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굳건한 시장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년 호황기에는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가장 어린 스타들이 단기간에 위대한 대가들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까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NFT, 스트리트 아트, 아프리카 및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예술, 그리고 여성 작가들의 메이저 시장 대거 유입도 이에 포함된다. 한때 소외됐던 초현대미술시장은 현재 전체 미술시장 매출의 18%를 차지하며 가장 역동적인 부문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초현대미술작가로의 자급 유입 신호탄은 매튜 웡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019년 35세 나이에 사망한 매튜 웡은 연간 경매 거래량 기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100대 아티스트에 등극했다. 초현대미술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2022년 첫 6개월 동안 그의 작품은 2100만 달러(약 277억·5월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589만달러(77억원)에 팔린 ‘야경꾼’의 경매 기록 포함)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 세계 초현대 미술이 창출한 경매 거래량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수집가들은 그의 작품이 2020년(사망 몇 달 후) 경매에 나오자마자 점점 희귀해지고 있는 작품들을 얻기 위해 앞다퉈 경쟁했다. 시장은 매튜 웡을 바스키아의 이른 죽음 이후 잠재워졌다고 믿었던 ‘저주받은 천재’의 신화와 다시 연결하는 것처럼 보였다.
초현대미술작가들의 총 거래액이 전 세계 미술품 경매 거래액의 2.7%인 2억90만 달러(2022년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집가들은 ‘확실한’ 가치를 넘어서 모험을 감행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실제로 매우 젊은 유망작가들의 더 낮은 가격대 작품들을 경매에서 공격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2021년 1월, 미술 저널리스트 스콧 레이번은 국제 미술시장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이 새로운 세대를 지칭하는 “레드 칩스”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초현대미술작가의 시장 진입에서부터 메이저 시장으로의 성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단축되고 있다. 이렇게 시장에 유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블루칩으로 급부상하는 이유는 미술시장에 유입된 자금의 성격이 뚜렷하게 투기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 현대미술 작가군의 메이저 시장 유입에 걸린 시간과 비교해보면 이들의 성장 규모와 속도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2013년부터 2022년 7월 중순까지 10년간 초현대작가군의 경매 작품 증가율은 1900~74년생 작가(현재 전후 및 현대미술부문)의 작품 판매 증가율을 훨씬 뛰어넘었다.
초현대 미술품의 총매출은 2013년 9140만 달러에서 2021년 7억3930만 달러로 700% 이상 증가했다. 초현대미술 작가들이 경매 작품 수는 2013년 3487점에서 2021년 1만2216점으로 표본기간 동안 약 250% 증가했다.
초현대작가군은 이전세대 작가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빨리 빅3 경매의 블루칩 세일에 등장했다. 2008년부터 2022년 7월 중순까지, 초현대미술작가들은 평균 1.2년에서 6.3년 사이에 빅3 경매사의 메이저 세일로 도약했다. 이전세대 작가들이 평균 7년에서 16.6년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평균 6년~10년이 단축된 셈이다. 모험심이 많은 구매자는 초현대작가들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초현대미술작가들의 경매시장에서의 고가 행진을 가장 빠른 ‘성장’의 기회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런 레드칩 미술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2007년 호황을 주도했던 데미안 허스트, 2008년 최고점을 찍은 라일, 2014년 최고점을 찍은 루시안 스미스, 2017년 최고점을 찍은 크로스비의 현재 시장을 들여다보면, 이번 호황기에 최고점을 찍었던 작가군의 행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이 만들어낸 가격보다 예술적, 미술사적, 제도적으로 검증된 가격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치솟는 가격에 도취되지 말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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