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회장 선거]① 서명석 후보 "문제해결 전문조직으로 탈바꿈"

고정삼 2022. 11. 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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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활력 저해하는 규제 개선 앞장…운용업 발전 위한 TF 운영"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관계당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겠다는 소신을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습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14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이 제대로 작동해야 대한민국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면서 "정책당국과 소통을 통해 업계의 이해를 대변하고, 금융투자협회를 문제해결 전문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전 대표는 가장 먼저 제6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업계에 준비된 후보란 인상을 줬다. 그는 1986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공채 2기로 입사해 지점 프라이빗뱅커(PB)·리서치센터장 등을 거친 뒤 2013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동양사태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기 위해 직접 대만으로 건너가 유안타그룹의 동양그룹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킨 사례는 그의 강력한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동양사태는 2013년 9월 동양그룹이 부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약 5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해결사', '구원투수' 등의 별칭을 얻은 그는 유안타증권 사장에 취임한 이후 지난 2020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그가 자금시장 경색 등 최근 금융투자업계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를 제시할 것이란 평가와 기대를 받는 배경이다. 현재는 유안타증권 선임고문을 맡고 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이낸스타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 "리더에겐 '기업가 정신' 중요…협회, 성과·목표 지향 조직으로 변화"

조직을 이끌 리더에게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덕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서 전 대표의 확고한 지론이다. 물적분할 자회사의 '쪼개기 상장'이나 카카오페이의 '스톡옵션 먹튀' 등 최근 자본시장에서 발생한 각종 문제들은 기업가 정신 부재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큰 틀에서 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도 같은 이유로 발생한다고 봤다.

서 전 대표는 "리더는 기업가 정신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데, 이 정신이 부재하면 조직이 영속해 발전할 수 없다"면서 "리더는 조직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를 제시하고, 이를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자가 조직이 10~2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에 대한 그림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동일한 목표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면서 "자본주의 역사가 짧아 기업가 정신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보니, 시장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주가 밸류에이션도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전 대표는 본인의 기업가 정신을 토대로 금융투자협회를 민간기업 이상의 활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서 전 대표는 "금융투자협회도 민간기업처럼 성과를 내고, 이에 대해 평가받는 성과·목표 지향적 조직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금융투자협회가 회원사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액티브'한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이낸스타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 협회장 출마 3년 준비…4대 전략·16대 핵심과제 구상

서 전 대표는 협회장 출마를 위해 3년간 준비해온 만큼, 오랜 기간 고심한 흔적이 묻어나는 구체화된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4대 전략·16대 핵심과제·48대 액션플랜 등을 설계했으며, 공약 기저에는 '소통'과 '기업과 정신'이라는 본인의 철학이 자리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4대 전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자본시장 육성 ▲디지털 금융혁신을 통한 미래 금융 준비 ▲자본시장의 국민자산관리 역할 제고 ▲6대 금융권 협회 중 최고 협회로의 입지 확보 등이다.

서 전 대표는 "개발도상국 시기에는 저축에서 대출로 이어지는 은행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이는 국민소득 2만불 시대일 때 유효한 것"이라면서 "이를 넘어서면서부터는 투자에 따른 생산성 증대와 국가 경제 성장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한국 경제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산업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증권사의 가장 큰 역할이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인 만큼,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에 대한 인식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 전 대표는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들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금융투자산업의 기본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당연히 리스크가 클 때 리턴이 크고, 그 반대는 작다"며 "그런데 최근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기로 인한 손실이 리스크에 따른 손실과 같은 잣대로 폄하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이어 "투자자는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리스크를 선택할 권리까지 제한받아서는 곤란하다"며 "시장 참여자 일부의 일탈을 규제하기 위해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경우는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산운용업 성장, 정책당국의 강한 의지 필요"

서 전 대표는 자산운용업의 역할과 위상도 지금보다 더욱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 초반 한국투자신탁·대한투자신탁·국민투자신탁 등 3대 투신 시대의 마감 이후 금융투자산업 내 자산운용업의 지위는 크게 축소됐다"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대형화를 위해 지원과 기회를 확대해야 하며, 국내 운용사를 아시아 '톱티어(Top-Tier)'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정책당국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자산운용업이 증권업 중심인 금융투자협회에서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갖지 못한 것은 한국금융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자산운용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자산운용업 발전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즉시 가동하고, 기한은 성과가 나타날 때 까지 무기한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 전 대표는 현재 금융투자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평소 '쇼트트랙 이론'을 좋아하는데, 쇼트트랙은 직선거리에서는 선두가 바뀌지 않고, 코너를 돌 때 바뀌게 된다"며 "코너를 돈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변혁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상황 속에서 한국이 확실하게 일본을 넘어섰다"며 "이번에도 결국 위기는 벗어나게 될 텐데, 중요한 건 다음번 산업 무대를 주도할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며, 그 역할에 금융투자업계가 주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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