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고 싶었다" 10년만에 돌아온 '패티김', 여전한 '디바' [N현장](종합)

김민지 기자 2022. 11.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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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현장 공개
26일부터 3주간 방송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사진제공=KBS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여러분이 저를 그리워한 만큼 저도 여러분을 많이 보고 싶었고, 무대가 그리웠고, 노래가 부르고 싶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KBS아트홀에서 진행된 KBS 2TV '불후의 명곡' 패티김 특집 녹화에서 은퇴 10년 만에 마이크 앞에 선 패티김은 팬들의 환대를 받고 울컥했다. 2012년 은퇴를 공식 발표하고 '자연인 패티김'으로 살아왔던 그는 팬들을 위해, 또 가요계 후배들을 위해 10년 만에 무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랜만이었지만 '패티김 클래스'는 여전했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선 그는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 관중을 압도했다. 이날 패티김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9월의 노래', '이별' 등 본인의 명곡들을 직접 라이브로 선보였다. 울림 있는 노래와 여전한 가창력은 관객들을 감상에 젖게 하기 충분했다. 특히 중간중간 여유롭게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은 '디바'다워 더 멋졌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사진제공=KBS

'레전드' 패티김의 귀환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패티김은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섰는데 데뷔 때만큼 떨리고, 긴장되고, 설레고, 행복하다"라며 "자꾸 눈물이 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저를 그리워한 만큼, 저도 여러분이 많이 보고 싶었고, 무대가 그리웠고, 노래가 부르고 싶었다"라며 울컥한 패티김은 "정말 반갑다"라고 팬들과 조우한 기쁨을 표현했다.

본격적인 경연 무대를 앞두고 패티김은 후배들에게 이번 경연은 '경쟁'보다 '무대 그 자체'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단 '불후의 명곡'에 나오려면 노래를 못하는 사람은 나오기가 힘들다"라며 "누가 노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따지기보다 수십 년 전 노래를 어떻게 해석해서 부를지가 더 기대된다"라고 해 품격을 드러냈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사진제공=KBS

무대에 오른 후배들은 패티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박기영은 "살아 있는 디바 1세대이자 '레전드 중 레전드'인 선생님의 무대를 가까이 보는 것만으로도 여한이 없다"라고 말했으며, 왁씨는 무대 전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선생님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무대에 서는 데 큰 영광이고 믿기지 않는다"라 감격의 마음을 표현했다. 서제이 역시 "선생님을 보며 가수의 꿈을 꿨는데 이렇게 앞에 설 수 있게 돼 벅차고 감사하다"라고 했고, 옥주현은 "과거 선생님과 함께 (공연을 위해) 북한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무대를 보면서 '난 저런 가수가 될 수 있을까 했다"라고 해 '디바들의 디바'임을 알렸다.

이후 박기영, 옥주현, 박민혜, 스테파니&왁씨, 황치열, 서제이, 억스, 김기태, 포레스텔라, 조명섭, DKZ, 이병찬,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첫사랑 등 다채로운 아티스트 14팀의 경연 무대가 이어졌다. 이들은 패티김의 명곡으로 손꼽히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사랑은 생명의 꽃', '초우', '서울의 찬가', '못잊어', '빛과 그림자', '사랑은 영원히', '이별', '사랑의 맹세', '사랑이여 다시 한 번', '그대 없이는 못 살아', '가시나무 새', '서울의 모정', '사랑이란 두 글자'를 각자에 맞는 장르로 색다르게 편곡해 선보였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사진제공=KBS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무대에 패티김도 연신 감탄했다. 특히 편곡된 경연곡은 깊은 감성의 재즈나 발라드부터 신나는 댄스곡, 트렌디한 비트의 K팝까지 스타일이 다양했는데, 패티김은 이를 두고 "요새 질투 날 정도로 부러운 게 편곡이 너무 좋다"라며 "나도 그 시대 최고의 연주자, 편곡자와 함께 했는데 요즘은 비교도 안 되게 잘하는 것 같다, 실력들이 너무 좋아서 흐뭇하고 고맙고 그렇다"라고 칭찬했다. 가요계 후배들의 음악적 성장을 치켜세워준 것. 또한 패티김은 모든 가수의 무대에 박수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또한 패티김은 각 명곡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줘 귀를 솔깃하게 하기도 했다. 그는 가수로 데뷔하게 된 계기부터 전성기에 오르기까지 과정, 음악적 동반자인 작곡가 고(故) 길옥윤과의 에피소드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솔직 담백하게 들려줘 관객들이 곡에 더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위트는 여전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사진제공=KBS

패티김의 스타성은 무대 아래에서도 빛났다. 패티김은 전설석을 오고 가는 중에도 팬들에게 연신 인사를 건네는 것은 물론, 손키스를 날리며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했다. 관객들도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패티김에게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이날 녹화장에는 '패티김의 10대 팬'도 등장해 주목받았다. 2007년생인 팬은 "우연히 '이별'을 듣고 패티김에게 빠져들었다"라며 "가사가 너무 아름다웠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날 매료시켰다"라고 했다. 이에 패티김은 "손자보다 어린 친구가 내 노래를 좋아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나이 구분 없이 여러 사람이 내 노래로 감동을 받는구나 싶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0년 만에 '불후의 명곡'에 참여한 패티김은 그 누구보다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10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그 사이 K팝이 온 세계를 움직이고 있어 나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라며 "역시 우리 국민들이 노래를 잘한다, 10년 후에는 후배들이 어떤 노래를 어떻게 해석해 불러줄까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무대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전하며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건네기도. 그는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신성한 장소인 무대에 오를 때는 청결한 마음이어야 한다는 거다, 구겨진 옷이나 흙 묻은 신발을 신고 무대에 서는 건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무대는 우리의 신성한 곳이라는 걸 기억하라"라고 당부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사진제공=KBS

마지막으로 패티김은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이었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뵙기를 약속드린다"라고 해 복귀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이어 출연진과 '서울의 찬가'를 불렀다. 마지막 곡이 흐르는 공연장에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패티김의 목소리가 울려 퍼져 여운을 남겼다.

한편 '불후의 명곡; 패티김 편은 오는 26일부터 3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 방송된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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