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짜리 변호사' 김지은 "처음으로 거침없이 연기했죠"

당돌한 변호사 시보 백마리 역…"똑 부러진 말투와 제스처 신경 써"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백마리는 표현하고 싶은 걸 거침없이 표현하는 친구예요. 단호한 말투와 똑 부러진 제스처로 당돌함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SBS TV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종영을 앞두고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HB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김지은은 극 중 배역 백마리와 자신의 차이점을 이같이 꼽았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실력은 최고지만 수임료는 단돈 천 원을 받는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이 약자들의 편에 서서 싸우는 법정 드라마다. 김지은은 천지훈 변호사와 함께 일하는 변호사 시보 백마리를 연기했다.

김지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거나 과장된 몸짓과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코믹연기라고 해서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며 "표현을 덜 해서 이도 저도 아닌 것보다는 오버스러운 게 나을 것 같아 과장을 많이 했다"고 웃었다.

이어 "남궁민 선배가 코믹연기를 할 때 저도 백마리만의 방식으로 더 받아쳐 볼 걸 그랬다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지은은 약자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천지훈 변호사를 동경하며 깨달음을 얻어가는 백마리의 성장기에 공감이 많이 갔다고 했다.

그는 "공식처럼 법을 외웠던 백마리는 천지훈 변호사를 만나면서 그 공식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한다"며 "진짜 법조인이 걸어야 하는 길을 보여준 천지훈 변호사를 따라가다 보니 성장해가는 백마리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한층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연기를 하며 처음으로 겁 없고, 거침없는 인물을 맡았어요. 표정이나 말투, 제스처 모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연기했죠. 그러면서 조금은 더 과감하게 도전해도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16년 박카스 CF로 데뷔한 김지은은 무명 배우로서 삶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2019) 이후 처음 공백기를 맞았고, 1년 6개월가량을 오디션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편의점, 백화점, 카페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했다.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MBC 드라마 '검은 태양'(2021)에 캐스팅돼 얼굴을 알렸지만, 당시에는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김지은은 "오랜 시간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연기를 쉬다 보니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채찍질하고 안간힘을 썼다"며 "실수하지 않으려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서야 도전하지 못하고 겁만 내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성장통을 겪으면서 좀 더 나답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웃었다.

woojin063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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