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 “북핵 사용 시 가용수단 활용, 압도적 힘으로 대응”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사흘째인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약 50분간 회담했다.
한미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5월 방한 이후 6개월 만이다. 두 정상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개최된 프놈펜을 나란히 찾으면서 성사됐다.
양국 정상은 지난 9월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여러 차례 짧은 환담을 한 바 있다. 전날 '아세안+한중일' 의장국인 캄보디아 정상이 주최한 갈라 만찬에서도 환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전례 없는 공세적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자는데 공감했다.
동시에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프놈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만나 반갑다"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했고, 국제질서의 변곡점에서 여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에게 한미동맹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현해 나가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되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핵능력,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한 모든 방어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억지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확인하기로 한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회담에서는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이슈도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인플레감축법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인플레감축법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도 회담에서 IRA가 논의됐다고 확인했으나 일부 표현상 차이가 있었다.
백악관은 사후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IRA에 촉진된 녹색 기술에 대한 역사적 투자를 통해 기후 위기와 싸우기 위한 미국의 야심찬 어젠다를 제시했으며 두 정상은 공통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데 한미 양국 기업이 수행할 중요한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이 우리의 인태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artners in the Blue Pacific)에 공식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을 평가하면서 "인·태 지역에서의 한미 양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우리의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 참여 결정에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또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에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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