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37] 겨울 전쟁
개전 8개월 만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맺은 곡물 수출 합의에 복귀한 지 7일 만에 우크라이나는 남부의 전략적 거점 도시 헤르손을 탈환했다. 이 하나의 변수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엔 미흡하지만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퇴각 명령을 휴전 협정에 돌입하는 첫걸음으로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겨울이 오고 있다. 전쟁은 참혹하지만 겨울의 전쟁은 상상할 수 없을 만치 참혹하다. 러시아 원정에 나섰던 나폴레옹의 군대 11군단 61만 병력의 80% 이상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러시아에도 악몽이 있다. 바로 1939년 아예 ‘겨울 전쟁’이라고 부르는 핀란드와의 105일 전투이다. 스탈린은 무려 25개 사단 54만명의 병력을 동원하면서 핀란드를 합병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았는데 소비에트 군대는 핀란드의 게릴라전에 휘말려 12만명이 넘는 병사를 핀란드의 겨울 계곡에서 잃었다. 70만명을 더 투입하고서야 핀란드로부터 항복을 받아냈지만 핀란드는 휴전 협정에서 영토의 11%를 내주고 발트 3국처럼 소련에 흡수되지는 않았다.
문제적 시네아스트 스탠리 큐브릭이 그린 베트남 전쟁 영화 ‘풀 메탈 자켓’의 엔딩엔 이제는 시대를 넘어 고전이 된 롤링 스톤스의 이 노래의 풀 버전이 마치 꿈처럼 몽환적으로 연주된다.
“자동차의 행렬을 보았다. 그것들은 모두 검게 칠해져 있었지/꽃들과 내 사랑과 함께, 이 둘 다 결코 돌아오지 못하겠지/사람들이 고개를 돌리고 서둘러 시선을 돌렸어/마치 갓난아기처럼,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야(I see a line of cars and they’re all painted black/ With flowers and my love, both never to come back/ I see people turn their heads and quickly look away/ Like a newborn baby, it just happens every day).”
나폴레옹 전쟁 시대의 격동기를 살았던 프로이센의 군사 전략가이자 ‘전쟁론’의 저자인 클라우제비츠는 말했다. “전쟁은 위대한 서사시와 위대한 영웅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욕심과 자만에서 탄생하며 눈물과 고통, 피만 남게 되는 비참한 것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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