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중립 핵심 기술, ‘수소·암모니아 발전’ 개발 서둘러야

기자 2022. 11.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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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새 정부 수소경제 정책 방향이 발표되었다. 이번 정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중동, 동남아 등 해외에서 재생에너지 또는 온실가스 포집·저장 기술과 결합하여 천연가스로부터 생산된 무탄소 수소·암모니아를 대량 도입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하여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권오채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연소학회 회장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의 국내 발전 비중은 지난해 63.5%에 이르고 있는데, 이번 정책에서 수소·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2030년에 2.1%, 2036년에 7.1%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였다. 구체적으로 가스터빈에서 수소를 LNG와 혼합연소(혼소)하는 것과 석탄화력에서 암모니아를 혼소하는 두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의 큰 축을 담당하면서, 한 기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많은 화력발전 설비의 좌초자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노후 석탄화력 폐지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가능하다.

수소·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생소함으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으나, 국내외에 상당한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규모 기금 조성과 민관 협의체 구성을 통해 수소·암모니아 관련 자원의 선점과 이용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련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GE, 일본 미쓰비시, 독일 지멘스에서는 수소를 50%까지 혼소하는 가스터빈을 이미 상용화하였으며, 2030년까지 수소 전소 터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암모니아 혼소 발전에 대한 기술도 이미 실증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사실 가스터빈을 이용한 수소 혼소는 이미 국내에서도 활용 중인 기술이다. 대산산업단지에서는 1990년대부터 고농도 수소를 포함한 부생가스로부터 전력을 생산해 왔고, 한국서부발전의 태안화력 300㎿ 설비에서도 2016년부터 약 30%의 수소를 포함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암모니아의 경우 석탄과 열량이 비슷하고 반응성은 더 좋기 때문에 혼소에 문제가 없음이 이미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기존 발전 설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연료 저장 및 공급 설비가 추가되어야 하며, 동등한 발전 성능의 달성과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를 위한 연소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정책 발표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 자원 확보와 함께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은 에너지공기업과 민간발전사 모두에 필요하므로 공동 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발전 설비의 지역별 분포를 고려하여 권역별로 효율적인 저장 및 공급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 발전사, 설비사, 연료공급사 등 많은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효율적이고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동안 화력발전 기술은 국내 121기의 가스터빈을 전량 수입해 사용하는 등 해외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 왔지만, 최근 상용급 가스터빈의 국내 개발에 성공하였으며 석탄화력의 경우 원천기술을 포함한 상당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은 궁극적으로 화력발전에서 화석연료를 100% 대체하는 미래 기술이다. 이번 정책의 발 빠른 추진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선점하고 해외시장에서도 도약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오채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연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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