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372] 공주와 주술사의 전생
노르웨이의 51세 된 백인 공주와 미국의 47세 먹은 흑인 주술사가 약혼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이 공주가 주술사와 같이 대체의학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왕실 직무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루이스 공주는 노르웨이 왕위 계승 서열 4위라고 하는데 뭐가 그리 좋다고 주술사와 커플이 되어 동업까지 한단 말인가? 공주와 주술사는 신분 격차도 그렇고 너무 기묘한 조합이다.
공주가 이 주술사를 처음 만났을 때 공주 쪽에서 먼저 “당신을 기억해요. 당신을 이미 알고 있어요”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주술사 베렛은 “전생에 우리는 이집트에서 함께 살았으며 나는 파라오였고 그녀는 나의 왕비였다”고 한 모양이다. 인터뷰 기사를 볼 때 신분과 인종 격차를 뛰어넘는 두 사람의 연결 고리는 전생(前生)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은 기독교 국가이다. 기독교에서는 ‘전생’을 이단적인 교리로 간주한다. 전생이 있다고 생각하면 내생도 있다는 것이 되고 그렇게 되면 현생에서 구원을 받겠다는 열망이 느슨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전생 이야기가 미국의 상류 사회에서 공공연히 회자되는 모양이다. 주술사 베렛은 자신이 ‘할리우드의 정신적 지주’라고 주장한다. 귀네스 팰트로 같은 유명 여배우도 자신에게 상담을 받는다고 한다.
상담 내용은? 추측컨대 자신의 전생이 어땠는가와 자신의 운명, 즉 사주팔자일 것이다. 팰트로가 상담받을 정도이면 다른 배우도 역시 받지 않겠는가! 할리우드는 가장 돈 많이 버는 세계적인 셀럽들의 집합소이다. 그 영향력도 막강한 집단이다. 전생 이야기가 들어가는 영화도 많이 제작되고 있다. 할리우드는 전생을 좋아한다. 배우 리처드 기어도 티베트 불교 신봉자이다. 달라이 라마에게 시주도 많이 한다. 티베트 불교의 하이라이트가 새로운 달라이 라마를 뽑을 때 전생을 확인하고 뽑는다는 부분이다.
전생에 쓰던 염주, 금강저, 밥그릇 같은 물건을 현생에서도 제대로 선택하는지가 확인 작업의 관건이다. 미국의 에드가 케이시(1877~1945)는 뛰어난 영능력자로 평가받았는데, 그의 영 능력은 바로 상담자의 전생을 보는 숙명통(宿命通)의 능력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전생이 이집트 파라오를 보좌하던 신관(神官)이었다고 주장하였다. 미국 기독교 문화의 이단아들이 에드가 케이시나 베렛 같은 도사들이다. 자신들의 전생을 이집트와 연결시키는 공통점도 발견된다. ‘삼국유사’의 석굴암과 불국사 건축도 김대성의 전생담(前生譚)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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