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 특사` 나경원 "기후대응 尹정부 핵심과제" 영어연설…美 IRA 책임자 접촉도

한기호 2022. 11. 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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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대사 겸 대통령특사로 이집트 COP27 참석 "'韓 기후대응 소극적' 인식 불식돼"
정상회의 韓 수석대표로 연설…"온실가스 40% 감축목표 유지" 정부입장 피력
羅 "IRA 인센티브 책임자 포데스타도 만나 전기차업계 우려 강하게 전달"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대한민국 정부의 기후환경대사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11월 7~8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해 8일 영어로 정상회의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귀국 후인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연설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유튜브 채널 '나경원' 영상 갈무리>
이집트 현지 신문에 나경원 대한민국 정부 기후환경대사가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 '한국이 이집트와의 녹색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보도가 실렸다.<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최근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한 나경원 기후환경대사(국민의힘 전 의원)은 기술과 혁신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GPS·Global Pivotal State)' 비전 핵심과제 중 하나라며 적극 참여를 피력했다.

1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나경원 대사는 지난 7~8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COP27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의 특사로 참석, 8일 수석대표 특별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제조업에 기반한 한국경제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후대응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임 정부에서 설정한 온실가스 40% 감축목표(NDC)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나 대사는 참석국 공용어인 영어로 수석대표 연설을 진행했으며, 연설 영상을 개인 SNS와 유튜브 채널 등에 게재하기도 했다. 연설에서 그는 "신재생과 원자력 등 과학과 혁신에 기반한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에너지믹스를 통해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가 △책임있는 이행 △질서있는 전환 △혁신 3가지에 기반한 탄소중립 녹생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가 미래세대 생존과 번영까지 달린 "살거리와 먹거리"의 문제라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협력을 강조한 동시에, 이번 COP27이 "이행하는 COP"가 돼야한다고 실천 의지를 피력했다. 예컨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기후재원 조성 등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관련 합의의 구체적 이행이 필요하다"며 "감축 작업프로그램에 대한 합의, 새로운 기후재원 목표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역할론에 대해선 기후기술 공유, 녹색기후금융(GCF),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 연락사무소 지원 등 그린 ODA(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해 개도국의 녹색전환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대사는 또 연설을 계기로 "(부산이) 해양의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이외에도 나 대사는 8일 존 포데스타 '청정에너지 혁신 및 이행' 담당 미국 대통령 선임고문과 면담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한국 전기차 업계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나, 한국 국민들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단 생각을 갖게 된다면 이는 양국 관계에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다.

포데스타 선임고문은 3700억달러에 이르는 IRA 법안 내 청정에너지 관련 각종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의 집행을 총괄, 감독하는 책임자다. 그는 한국 측 우려를 이해한다며 "미국과 긴밀한 경제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에 중·장기적으로 틀림없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IRA는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로도 떠올랐다.

나 대사는 또 '산업전환 가속화-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기후클럽 내 협력 방안' 고위급 행사에 참석, 주최자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ABC(야심찬·담대한·협력적 목표) 기본원칙에 "DE(영구한 탈탄소화)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운영 경험을 지닌 한국이 다양한 탄소가격제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 대사는 같은 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데이비드 말패스 세계은행 총재, 요나스 다르 스퇴래 노르웨이 총리 등 요인들과 탄소중립을 위한 친기후적 산업 전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스탠딩 미팅, 가봉·스리랑카 대통령과 회담 등 일정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대사는 귀국 뒤인 11일 페이스북으로 "포데스타 선임고문과의 양자회담에서 한국의 IRA 관련 우려를 '강하게' 전달했다"고 밝히는 한편 "3박5일의 짧은 일정속에 회의 준비와 점검으로 하루 4시간도 수면을 못 취했지만 총회에 파견된 각 부처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의 노고를 보면서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여정에 함께 해 뿌듯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정이 순연돼 밤 8시에 진행된 '산림기후정상회의'에서 재원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논의를 하는 게 배가 고프지만, 배가 부르다고' 하자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또 "수년간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온 한 참석자가 '이번에 나의 활동을 통해 한국이 기후대응에 소극적이란 인식이 불식됐다'고 좋아하는 것을 듣고는 귀국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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