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대응은 긴밀, ‘전기차 IRA’는 “우려 잘 알아” 원론적 논의 그쳐

배지현 2022. 11. 1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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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6개월 만에 두번째 한·미 정상회담
윤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 참여”
중국 견제 미국에 보조 맞추자
바이든 “인·태 협력 기대” 환영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 9월에 이어 13일(현지시각) 두달 만에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더욱 단호하게 대응을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관심을 모았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에 관해서는 양쪽이 협의를 이어가자는 원론적 차원의 논의에 그쳤다.

한·미 정상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 정상회담에서 한층 강화된 대북 확장억제에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회담 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문제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 인플레감축법을 포함한 양국 간 주요 경제 현안과 역내 및 세계 문제에 관해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에 우려를 공유한 뒤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강도 높은 시위를 이어가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임박한 상태에서 강력한 대응 원칙을 확인한 것이다.

두 정상은 한-미 확장억제의 실효적·획기적인 강화 방안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의 고도화된 핵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와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며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관해 양쪽이 앞으로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답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한 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각) 한·미 국방장관은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와 연합훈련 강화 등을 통해 대북 억제력을 증대하자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한국산 전기차에 불이익을 주는 인플레감축법도 테이블에 올랐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간 미국의 인플레감축법에 관한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인플레감축법 관련 미국 쪽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BP)에 공식 참여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에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한국의 참여 결정을 환영했다. 피비피는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뉴질랜드, 영국이 제안한 ‘대태평양 도서국 협력 이니셔티브’로 지난 6월 출범했다. 태평양 도서국과 관련해 회원국 사이의 협력을 조율하고, 협력 발굴 사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사실상 중국 봉쇄·견제의 목적을 띤 기구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밀착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아울러 두 정상은 한-미 동맹 70주년이 되는 내년이 동맹 발전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오는 2023년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 시간보다 20분이 연장되어 50분가량 진행됐다.

프놈펜/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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