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지로 떠난 벤투호... "팬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유럽파 8명은 차례로 현지 베이스캠프 합류
“팬들이 행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카타르 현지로 떠나기 전 마지막 각오를 다졌다. 그는 출국 전날인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 (4년의) 여정 동안 팬들이 보내준 사랑과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팬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12일 발표된 최종 명단(26명)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유럽파(8명)를 제외한 선수단 역시 비장한 표정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골든보이’ 이강인(마요르카),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 등 유럽파 선수들은 각 소속팀의 일정을 마무리 짓고 카타르 현지에서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날 중앙 수비수 김영권(울산 현대)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며 “후회 없는 경기,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국내와 현지에서 많은 응원을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출국한 대표팀 선수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들은 5명의 풀백 자원들이었다. 통상 포지션당 주전과 후보까지 2명씩을 선발했던 점을 감안하면 풀백으로만 5명을 뽑은 것은 이례적이다. ‘2전 3기’ 끝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김진수(전북 현대)외에 김문환(전북) 윤종규(FC서울) 김태환(울산) 홍철(대구FC)이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현재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중인 김진수가 본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베테랑 중앙 수비수 김영권,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 손준호(산둥 타이산), 공격수 나상호(서울), 조규성(전북) 등 그 동안 꾸준히 중용됐던 선수들이 예상대로 본선 무대로 향했다. 골키퍼 자원으로는 김승규(알샤바브)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이 발탁됐다.
유럽파 선수들은 월드컵 전 마지막 공식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사복 차림으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아 토트넘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지켜봤다. 안와골절 수술 후 첫 공개 나들이였다. 검정색 뿔 테 안경을 낀 손흥민은 여전히 부기가 가라앉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밝은 모습으로 팀 동료들의 승리(2-1)를 축하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상회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이제 최종 명단이 발표됐다.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월드컵에 가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월드컵 본선 출전 의지를 밝혔다. 이날 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가 보낸 머플러를 선물 받은 손흥민은 “많은 응원과 메시지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인터뷰도 할 수 있고 또 카타르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짜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민재도 이날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우디네세와의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15라운드를 끝내고 카타르행 준비를 마쳤다.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오하의 캄포 무니시팔 라플라니야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코파 델레이(국왕컵) 1라운드 아우톨과(6부리그)의 경기에 나서지 않고 체력을 비축한 채 카타르로 향한다.
월드컵 전 모든 일정을 마친 유럽파 선수들은 카타르 도하에 자리잡은 대표팀 베이스캠프에 차례로 합류할 예정이다. 13일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이강인을 시작으로 14일에는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민재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현지에 도착한다. 주장 손흥민은 가장 늦은 16일 오전 대표팀에 합류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26인 최종명단
▲골키퍼(GK)=김승규 조현우 송범근
▲수비수(DF)=김민재 김영권 권경원 조유민 김문환 윤종규 김태환 김진수 홍철
▲미드필더(MF)=정우영 손준호 백승호 황인범 이재성 권창훈 정우영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 나상호 송민규
▲공격수(FW)=황의조 조규성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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