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반품·못난이 상품 인기...'알뜰' 소비 늘어
[앵커]
가파른 물가 상승세는 다소 꺾였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은 당장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요.
흠이 있거나 못나도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알뜰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형 가전제품부터 난방 기구, 생필품들까지 빼곡하게 진열돼 있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새 제품은 아닙니다.
반품되거나 전시됐던 상품들로 가격은 일반 제품의 최대 70%까지 저렴합니다.
[박재영 / 서울 독산동 : 공기 청정기를 진열된 제품을 사서, 30% 정도 더 싸게 샀어요. 실제 써보면 고장 나는 것도 거의 없고….]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조금 흠집이 나거나 사용 흔적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시된 지 1년밖에 안 된 김치냉장고입니다.
최근 배송 중에 문 상단에 이렇게 홈이 파이면서 반품됐는데, 이곳에서 정상가 대비 4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반품이나 전시용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이 업체의 최근 4개월간 매출액은 일 년 전보다 20% 늘었습니다.
못생겨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대신 싸게 파는 '못난이' 농산물도 인기입니다.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껍질이 조금 벗겨진 이 양파는 정상 제품보다 10% 저렴합니다.
[이영화 / 서울 공덕동 :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정말 비싸서 힘들어요. 가격이 싼 거죠. 싸네요. 싸고 좋은데요.]
맛은 그대로여서 이 대형 마트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못난이' 농산물의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80%나 뛰었습니다.
명품도 더 싼 제품을 찾아 중고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젠 백화점에 '중고 명품관'이 들어설 정도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 교수 : 소비자들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데, 소비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출을 줄일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는 거죠.]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실속을 챙기는 알뜰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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