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의 변심?…봉인했던 ‘강인’한 수 월드컵서 띄울까
올 시즌 물오른 탈압박·패스 능력
손흥민 대체·조커 활용 가능성
외신도 “주목할 만한 영건” 평가
이강인(21·마요르카)이 극적으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다렸던 축구팬들의 환호를 끌어낸 소식이지만, 최종 리허설까지도 외면당했던 이강인이 발탁된 것은 이변에 가깝다.
벤투 감독은 지난 12일 월드컵에 출전하는 26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변화에 인색했던 벤투 감독이 몇몇 지점에서 예상 밖의 선택을 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이강인을 선발한 것이다.
손흥민(토트넘)을 잇는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기대를 받은 이강인은 벤투 감독 체제에서 적지 않은 시련과 마주했다. 팀 내 입지가 줄었고, 꾸준히 부름을 받던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3월 한·일전에서 자신의 볼을 놓친 상황이 연이어 실점으로 이어진 이후 꽤 오랜 시간 멀어졌다.
이강인은 지난 9월 마지막으로 유럽파까지 불러들여 ‘완성 전력’으로 치른 A매치 2연전(코스타리카·카메룬)에서야 다시 발탁됐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벤투 감독은 마치 여론에 밀려 뽑은 듯 정작 실전에서 이강인을 외면했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력,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만 이런 점은 소속팀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이강인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실전 활용에 대해 수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최종 엔트리에서 이강인이 깜짝 발탁된 것은 손흥민의 부상 변수, 월드컵 엔트리의 확대(23→26명), 이강인의 활약상,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강인은 이제 자신의 변화를 대표팀에서의 경쟁력으로 이어가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확고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소속팀 마요르카와 대표팀의 상황은 다르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발탁한 뒤 “기술이 상당히 좋고, 몇 가지 부분에서 발전을 보였기에 선발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적이 없다. 본선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의문부호는 뒤따른다.
이강인은 시즌 2골 3도움을 기록하는 상승세 속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탈압박, 패스 능력 등은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키커로서 경쟁력도 높이 평가된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최정상급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이강인을 벤투 감독이 끝까지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손흥민의 풀타임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여건에서 ‘손흥민 대안’ 또는 조커로서 좋은 카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매체 ESPN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목할 만한 아시아 ‘영건’ 5인에 이강인을 언급하며 “한 세대에나 나올 축구 신동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스페인 ‘마르카’는 “한국에서 이강인은 손흥민의 후계자로 평가받고 있다”며 “한국 축구팬들은 이제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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