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정상 “징용문제 조속 해결 위해 활발히 소통”

김아진 기자 2022. 11.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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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5분 더 길어져 45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최근 잇따른 북한 도발에 대해 한목소리로 규탄하면서 징용 등 현안 문제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전시 징용 문제의 해결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최근 한일 간 인적 교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양국 간 인적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55분부터 5시40분까지 기시다 총리를 만났다.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곧바로 한일 회담도 열렸다. 대통령실은 이날 “두 정상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하고 중대한 도발 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일 안보 공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언급하며 “일본이 내년 봄까지 새로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한일이 협력할 공간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서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환영을 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용적이고 복원력 있으며 안전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추구하기 위해 연대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중국이 이 지역에서 근육을 과시하는 상황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또 “윤 대통령과 전시 징용 문제의 해결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두 정상이 한일 현안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일이 최대 현안인 징용 문제 해법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두 정상은 최근 한일 간 인적 교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양국 국민 간 인적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고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에 양국 국민 간 활발한 왕래가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양 정상이 앞으로도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 간 교차 방문 등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캄보디아 동포들과 함께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사진을 같이 찍고 있다. /대통령실

이번 윤 대통령 순방 전까지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두달여 전인 지난 9월 21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렸던 한일 약식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된 데다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일 정상 간 양자 회담은 2년9개월 만에 열린 것이었다. 그러나 애초 기대와 달리 30분 만에 종료됐고 주목할 만한 합의나 정상 발언도 나오지 않았다.

회담 성사 과정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우리 측이 먼저 한일 정상회담 합의를 발표하면서 일본 측 반발을 샀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있는 뉴욕의 빌딩을 찾아가 회담이 이뤄지면서 우리가 일본 측에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한국 순방 기자단에는 한일 회담이 시작된 지 2분이 지나서야 회담 사실이 통보되기도 했다. 한국 취재진은 단 한 명도 한일 회담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징용 배상 문제 등에 대한 의견 접근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정식 회담이 아니라) 간담으로 규정한 것은 징용 해법을 한국 측이 먼저 제시하지 않는 한 정식 회담에 응해선 안 된다는 (집권당인) 자민당 내 주장을 배려한 면이 있다”며 “비공식 간담으로 한국 측이 대화에 응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캄보디아에서의 45분간의 한일 회담은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양국 관계의 진전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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