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체육관에는 팬 위한 마이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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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체육관에서는 장내 아나운서가 혼자서 중얼중얼거린다.
그렇지만, 창원체육관에서는 홈 27경기 내내 장내 아나운서가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는 걸 들어야 한다.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기 관련 정보가 거의 없더라도 최소한 마이크로 그 누구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경기 내내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장내 아나운서의 마이크는 경기를 즐기려는 팬들을 위한 것인데 창원체육관에서는 장내 아나운서를 위한 마이크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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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는 1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 홈 경기에서 또 다시 연승 도전에 실패하며 65-90으로 졌다.
이번 시즌 첫 10점+ 격차의 패배였다. 뼈 아프다.
조상현 LG 감독은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수비 플랜이 잘못 되었다. 선수들에게 복잡한 주문을 했다. 거기서 수비가 깨졌다. 단순하게 했어야 한다”며 “총체적으로 준비가 소홀했다. 다시 준비해서 2라운드 경기를 하겠다. 팬들께 이런 경기를 보여서 죄송하다”고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 시즌 동안 54경기를 치르다 보면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창원체육관에서는 홈 27경기 내내 장내 아나운서가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는 걸 들어야 한다.
장내 아나운서는 팀마다의 응원 문화를 만든다. LG는 아주 오래 전부터 첫 득점을 할 때까지 일어서서 응원한다. 장내 아나운서가 바뀌어도 계속 이어지는 창원체육관만의 응원이다.
2019~2020시즌부터 장내 아나운서가 바뀌었는데 매 쿼터 시작할 때마다 코트에 나서는 선수 이름을 호명하며 팬들의 응원을 유도한다. 창원체육관의 특색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혼자서 중얼중얼거린다. LG 선수의 파울 등 안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나 상대 선수의 득점 등 좋은 상황일 때 그렇다.
홈팀의 좋지 않은 걸 감추고, 상대팀의 기세를 살릴 필요가 없어서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뭐라고 하는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알아들을 수 없는 게 자주 반복된다. 마이크를 잡고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말이라면 하지 않아야 한다.
이날 경기 4쿼터 7분 22초를 남기고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터치 아웃이 나왔다. 허일영이 자신의 손을 맞지 않았다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SK 벤치에서도 허일영의 자신 있는 확신을 받아들였다.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이 때 비디오 판독관이 “터치 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하겠다”고 알렸다. 잘못 되었다. “SK의 요청으로”라는 단어가 빠졌다. WKBL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알린다.
LG 장내 아나운서 역시 비디오 판독관과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KBL은 4쿼터 또는 연장전에서 1회에 한해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고, 비디오 판독 결과가 감독의 주장대로 받아들여지면 1회 더 요청이 가능하다.
장내 아나운서라면 SK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KBL에서는 4쿼터나 연장전에서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 가능하다고 알려준다면 팬들은 해당 상황을 더욱 이해할 수 있다.
농구 경기는 빠르게 진행되는데다 규칙도 많고, 복잡하다. 단순하게 많이 득점하면 이기는 경기이지만,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나올 때 장내 아나운서가 설명을 곁들여주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작전시간을 요청해도 “작전시간”이라는 단어만 외쳐 어느 팀에서 작전시간을 요청했는지 알 수 없고,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기에 누구의 파울이고, 몇 번째인지 몰라 팬들은 전광판을 봐야만 한다.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기 관련 정보가 거의 없더라도 최소한 마이크로 그 누구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경기 내내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장내 아나운서의 마이크는 경기를 즐기려는 팬들을 위한 것인데 창원체육관에서는 장내 아나운서를 위한 마이크인 듯 하다.
LG 관계자는 장내 아나운서가 알아듣지 못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게 LG의 요청 사항이냐고 묻자 “우리도 수정해줄 것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홈팀과 원정팀을 설명하는 목소리가 다를 수 있지만,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사진_ 점프볼 DB(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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