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미사일경보 실시간 공유 … 北도발에 더 단단히 뭉쳤다
한·미·일 3국이 13일 공동으로 발표한 최초의 '프놈펜 성명'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북한을 비롯한 그 어떤 나라의 무력사용과 안보 저해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 '규탄'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집중적으로 다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도 함께 비판했다. 직접 국가명 등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듯한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세 나라 정상들은 프놈펜 성명에서 우선적으로 북한에 대한 언급부터 시작했다. 이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 및 기존 공약과 합의를 준수할 것과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미·일은 대북 제재를 조율하는 한편, 국제 제재 간 간극을 좁혀 해당 제재 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북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납치자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을 위한 3국 정상의 공동 의지 재확인과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의 즉각 석방을 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 표명도 나왔다.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등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 조치도 언급됐다. 기본적으로 한미, 한일, 한·미·일 간 항상 의제로 등장했던 확장 억제 강화가 기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서에서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입장을 명시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이 더 강력해질 것임을 강조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한 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방위 및 확장 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며 "확장 억제 강화 방안에 관해 양측이 앞으로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화답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도 성명서 속에서 세 정상의 규탄 대상이 됐다. 3국 정상은 "우크라이나가 방사성폭발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거짓 주장을 거부한다"며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격을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함께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체성과 주권의 즉각적인 회복을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경계하며 "이러한 행위가 인도·태평양을 포함해 그 어느 지역에서도 결코 자행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결의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해서도 3국 정상은 성명을 통해 견제의 뜻을 내비쳤다. 세 정상은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의 군사화, 강압적 활동을 통한 것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이어 "유엔 해양법 협약에 부합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포함해 법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의에서 각각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후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용인돼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3일에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역내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핵심 가치가 존중돼야 하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도 12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아시아를 포함한 어떠한 지역에서도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의 시도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선 인도·태평양에서 힘을 앞세워 팽창주의를 노리고 있는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놈펜/박인혜 기자·서울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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