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폼나게 사표”…참 가벼운 이상민의 ‘입’
청문회·경찰국 발표 때 이어
“선동적 주장” “결과적 참사”
이태원 참사에도 실언 연발
재난관리 개편 TF 단장 맡아
‘사태 수습 전념’ 입장만 고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의 ‘입’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냐”고 했다. 이 장관은 참사 발생 직후 “사고 원인 발표 전까지 선동적인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 된다”(지난달 31일)고 말했다. 당시 사과까지 했지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냐”면서도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표현은 ‘폼나게’였다. 참사 수습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장관은 참사 직후에도 연일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냈다가 수차례 비판을 받았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다. 다음날에는 “사고 원인 발표 전까지 선동적인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여론이 악화되자 유감표명에 이어 사과까지 했다.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저는 나름대로 그(보고받은) 시점에서는 충분히 지시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거의 참사 수준의 사고였다”고 답했다. 이후에는 “결과적으로 참사”라고 했다.
이 장관의 ‘입’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장관은 지난 5월3일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고등학교 동문회 등에서 만나면 ‘형님’이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사적 인연을 밝히면서 이른바 ‘깐부 논란’을 자초했다.
이 장관은 6월27일 경찰국 신설 발표 자리에선 경찰국 신설을 하지 않았던 게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담당자들이 직무를 게을리한 것”이라며 “행안부마저 경찰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면서 손 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행안부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거친 발언’은 이어졌다. 이 장관은 7월25일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건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했다.
7월15일 경찰국 신설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선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하라고 하겠다”고도 말했다.
경찰국 신설 과정과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치안사무 개입에 대한 이 장관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많다. 이 장관은 경찰국을 신설하며 행안부 장관이 치안사무를 관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줄곧 말했다.
이 장관은 6월27일 브리핑에서 “(현행 정부조직법을 읽어보면) 행안부 장관의 관장 업무에서 치안 업무가 빠진 게 아니라, 별도의 항에서 치안 업무는 경찰청을 통해 관장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이(치안) 사무 관장의 주체가 누구인가는 바로 명백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이후 행안부 장관은 치안사무에 개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7일 국회에선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할 근거가 “지금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며 “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이 없기 때문에 특히 개별적 치안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지휘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장관을 단장으로 한 ‘범정부 재난안전관리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이번주 개최하고, 12월 말까지 종합대책을 수립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장관은 당장은 사태 수습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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