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미일 정상회담서 "애도기간 중 도발한 김정은, 반인륜적" 맹비난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층 더 적대적이고 공세적인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시기에 기에 이런 도발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반인도주의적이고 반인륜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3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6월 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렸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3개국 정상회담을 한 지 4개월여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먼저 서울에서 최근 발생한 비극에 대해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다"고 조의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과 일본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오랫동안 우리는 3자 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3자의 파트너십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밖에 "3국 정상회담 통해 우리는 공급망 강화에 대해서 경제회복력의 강화에 대해서 그리고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 그리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 역시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북한에 의한 전례없는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추가적인 도발도 예정되는 가운데 오늘 이렇게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을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의미를 부였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의연하게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힘줬다.
윤 대통령은 먼저 이태원 참사에서 미국인과 일본인 희생자가 나온 것에 '안타깝고 비통하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가 5개월 만에 이렇게 다시 개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한반도와 역내 정세는 강력한 수준의 한미 공조를 요구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북한이) 지금까지 5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집중적으로 발사했다. 그중 한 발은 동쪽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우리의 관할수역에 착탄했다"며 "이는 분단 후 처음 있는 일로서 매우 심각한 도발"이라고 심각성을 짚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보루"라며 "오늘 회의를 통해서 한미일 협력이 더욱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날 10분 가량 정상회담을 한 뒤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공동의 가치를 따르고, 혁신을 동력으로 하며, 공동의 번영과 안보를 추구하는 한미일 3국 파트너십을 재확인했고, 전례 없는 수준의 3국 공조를 평가했다"며 "함께 안보 영역 및 그 외 영역에서도 더욱 긴밀한 3국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21세기의 도전은 한미일 간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인식한다"며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동맹 공약과 우리의 긴밀하고 오랜 우정은 우리 국민들과 지역, 그리고 전세계의 안보와 번영에 긴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3국 정상은 "전세계의 평화, 안보와 번영에 대단히 중요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이행하기 위해 3국 차원에서 정부 각급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자유롭고 개방되고,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으며,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해 우리 공동의 노력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3국 정상은 특히 성명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을 규탄했다. 3국 정상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 및 기존 공약과 합의를 준수할 것과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3국 정상은 "한미일은 대북 제재를 조율하는 한편, 국제 제재 체제 간 간극을 좁혀 해당 제재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비핵화 전략인 '담대한 구상'에 지지를 표명했다. 3국 정상은 "북한과의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있으며,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대한민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납치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이 즉각 석방돼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실질적인 안보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3국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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